AISC(총유지원가) 쉽게 이해하기
AISC는 광산이 금 1온스를 캐서 파는 데 드는 총원가입니다. 현금 채굴비에 유지 설비투자와 본사 관리비까지 더한 값입니다. 뉴몬트의 2025년 AISC는 온스당 1,358달러로, 금값에서 AISC를 뺀 것이 광산의 마진입니다. 금광주 레버리지 계산의 출발점입니다.
치킨 한 마리 팔면 얼마가 남을까?
치킨집 사장님이 한 마리 원가를 계산합니다. 생닭, 튀김가루, 기름, 포장까지 재료비가 6,000원. 판매가는 18,000원. "한 마리에 1만 2천 원 남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가게를 계속 굴리려면 재료비 말고도 돈이 듭니다. 임대료, 알바비, 전기와 가스, 낡아가는 튀김기의 교체 적립금, 간판 보수비까지. 이걸 한 마리당으로 환산해 얹으면 +8,000원입니다. 진짜 총원가는 14,000원이고, 실제로 남는 건 4,000원입니다.
출처: 가상 시나리오
마진의 출발선을 어디에 긋느냐에 따라 "남는 장사"인지의 판단이 3배 달라집니다. 광산도 똑같습니다. "땅 파서 금 꺼내는 현금 비용"만 보면 마진이 커 보이지만, 갱도 보수와 장비 교체, 본사 관리비까지 넣은 총원가가 진짜 손익분기선입니다. 이 "가게를 계속 굴리는 데 드는 한 단위당 총원가"가 AISC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치킨값이 18,000원에서 21,600원으로 20% 오르고 총원가 14,000원이 그대로라면, 마진은 4,000원에서 7,600원으로 +90% 뜁니다. 가격은 20% 올랐는데 마진은 90% 뛰는 것. 원가가 깔려 있는 모든 장사의 공통 산술이고, 아래에서 광산 숫자로 다시 봅니다.
AISC란 무엇인가
AISC(All-In Sustaining Cost, 총유지원가): 광산이 현재 생산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 1온스를 캐서 파는 데 드는 모든 비용.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가 2013년 제정하고 2018년 갱신한 업계 표준 원가 지표로, 단위는 온스당 달러($/oz)입니다.
앞의 비유로 치면, 재료비가 아니라 임대료·알바비·튀김기 교체비까지 넣은 "한 마리당 총원가"에 해당합니다. (World Gold Council)
왜 "All-In(다 넣은)"인가: cash cost와의 차이
1990년대 업계 표준이던 cash cost(현금원가)는 광산 현장의 현금 채굴비만 집계했습니다. 갱도 보수비, 장비 교체비, 본사 비용이 빠져 있어 마진이 실제보다 부풀려 보였습니다. "cash cost로는 흑자인데 회사는 현금이 마른다"는 투자자 비판이 쌓였고, 금값이 꺾이던 2013년 세계금협회가 AISC를 표준으로 제정했습니다.
차이는 실제 숫자로 보면 선명합니다. 뉴몬트(Newmont)의 FY2025 cash cost(뉴몬트식 명칭은 CAS)는 온스당 $855인데, AISC는 $1,358입니다 (Newmont). 차이 $503이 바로 "가게를 계속 굴리는 데 드는, 재료비 밖의 돈"입니다.
cash cost는 회사마다 명칭과 산식이 조금씩 다릅니다(CAS, total cash cost 등). AISC는 그 난립을 하나로 묶은 공통 규격입니다. 금광에서 시작된 규격이지만 은·구리 등 다른 광산 기업들도 차용해 공시합니다.
무엇이 들어가고, 무엇이 빠지나
| 포함 (AISC 안) | 제외 (AISC 밖) |
|---|---|
| 현장 채굴·가공 현금비용 (cash cost) | 신규 광산 건설·확장 (성장 capex) |
| 유지 자본지출 (장비 교체·갱도 개발) | M&A·사업개발 비용 |
| 본사 일반관리비 (G&A) | 법인세·이자비용 |
| 현 광산 유지 목적의 탐사비 | 손상차손·일회성 비용 |
| 복구충당금 상각·로열티 | 배당 |
출처: World Gold Council AISC 가이던스
기준은 하나입니다. "지금의 광산을 계속 굴리는 데 드는 돈"은 다 넣고, "회사를 키우는 돈"과 금융·세금은 뺀다. 유지 목적의 CAPEX(자본지출)는 들어가지만, 새 광산을 짓는 성장 CAPEX는 빠집니다. 이 "빠진 항목들"이 뒤에서 다룰 함정 1의 복선입니다.
금값($/oz) − AISC($/oz)
뉴몬트 FY2025 기준. 금값은 시장이 정하고, AISC는 광산이 정합니다. 광산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사실상 이 하나뿐입니다.
왜 중요한가: 금값 +20%가 마진 +37.5%가 되는 구조
AISC를 모르면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금값이 20% 올랐으니 금광 회사 이익도 20% 늘겠지." 가격과 이익을 1:1로 놓는 사고입니다.
AISC를 알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광산의 이익은 금값이 아니라 "금값 − AISC"를 따라갑니다. AISC가 온스당 $1,400인 광산에서 금값이 $3,000에서 $3,600으로 +20% 오르면, 마진은 $1,600에서 $2,200으로 +37.5% 뜁니다.
출처: 자체 계산 예시
증폭의 정체는 분모에 있습니다. 마진 증가율은 "금값 상승분($600) ÷ 기존 마진($1,600)"입니다. 분모가 금값이 아니라 그보다 작은 마진이라서, 같은 상승분이 더 큰 비율로 잡히는 것입니다. 영업이익률(OPM)이 고정비 위에서 증폭되는 영업 레버리지와 같은 구조이고, 금광은 그 교과서 사례입니다.
극단으로 가면 이렇게 됩니다. 같은 광산에서 금값이 $2,000에서 $4,000으로 2배(+100%) 오르면, 마진은 $600에서 $2,600으로 +333%, 4배 넘게 뜁니다. 금값 2배에 마진 4배. 필연의 줄기에서 금광주를 "통화 곡괭이"로 다룬 이유가 이 산술입니다.
⚠️ 이 산술은 대칭입니다. 금값이 20% 내리면 마진은 37.5% 줄어듭니다. 금값이 AISC에 가까워질수록 마진은 기하급수로 증발합니다. AISC는 "좋은 소식 계산기"가 아니라 손익분기선입니다.
이 레버리지가 실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달러의 균열 6편(금의 귀환)에서 금광주 분석에 그대로 사용됩니다.
어떻게 보는가: AISC를 판단하는 법
AISC의 절대값보다 두 가지를 보세요. 금값 대비 비율이 얼마인가, 그리고 업계 원가곡선에서 어디에 서 있는가.
핵심 지표 1: 원가율 (AISC ÷ 금값)
금값은 매일 변하므로 AISC 절대값만으로는 비싼지 싼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AISC를 금값으로 나눈 원가율로 보면 금값 수준과 무관하게 체급이 보입니다. FY2025 실적 기준으로 뉴몬트와 애그니코 이글(Agnico Eagle)은 약 39%, 배릭(Barrick)은 약 47%입니다(각 사 연평균 실현 금가 대비, 자체 계산).
한 가지 주의점이 있습니다. 어느 금값으로 나누느냐(연평균 실현가인가, 오늘의 현물가인가)에 따라 원가율과 마진율 숫자가 달라집니다. 다른 글이나 리포트의 마진율과 비교할 때는 기준 금값을 먼저 확인하세요.
| 원가율 (AISC÷금값) | 판정 | 비고 |
|---|---|---|
| 40% 미만 | 저원가 방어형 | 금값이 40% 빠져도 흑자. 하락장 생존 + 안정 마진 |
| 40~55% | 업계 평균권 | 레버리지와 방어력의 중간 |
| 55~70% | 고원가 고레버리지 | 상승장 마진 증가율 최대, 하락장에서 가장 먼저 훼손 |
| 70% 이상 | 한계 광산 | 금값 소폭 조정에도 적자 전환권 |
자체 기준. 근거: 마진 증가율 = 금값 상승분 ÷ 기존 마진의 산술 + FY2025 대형 3사 실측 원가율(39~47%)
핵심 지표 2: 원가곡선 위의 위치
업계 전체 광산을 AISC가 싼 순서로 줄 세운 것이 원가곡선(cost curve)입니다. 세계금협회가 분기마다 공표합니다 (WGC Goldhub). 여기서 1분위, 즉 가장 싸게 캐는 25%의 광산이 가지는 힘이 방어력입니다. 금값이 폭락해 곡선 오른쪽 끝의 4분위 광산들이 적자로 문을 닫는 동안에도 1분위는 흑자를 유지합니다. 불황의 마지막 생존자가 호황의 첫 수혜자가 됩니다.
2024년 3분기 기준으로 금값 $2,600에서 전 세계 1차 금 생산의 97%가 수익권이었습니다 (WGC Gold Focus). 금값이 원가곡선 꼭대기보다 한참 위에 있다는 뜻입니다. 업계 전체가 마진 풍년이라는 의미이자, 거꾸로 금값이 내려오면 곡선의 오른쪽부터 차례로 물에 잠긴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원가 = 방어, 고원가 = 베타
직관과 반대인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금값 +20%($3,000 → $3,600)일 때, 마진 증가율은 고원가 광산이 가장 큽니다.
출처: 자체 계산 예시
착시를 주의하세요. 세 광산 모두 마진 증가분은 온스당 $600으로 똑같습니다. 다른 것은 증가율이고, 주가는 절대액이 아니라 이익의 변화율에 반응하기 때문에 고원가 광산이 "고베타"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락장에서는 정확히 역순으로 무너집니다. 금값이 $3,600에서 $2,520으로 30% 빠지면 저원가 광산($1,000)의 마진은 $1,520으로 건재하지만, 고원가 광산($2,400)의 마진은 $120으로 사실상 소멸합니다(자체 계산).
판단 원칙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장기 보유라면 저원가 분위의 방어력을, 사이클 단기 베팅이라면 고원가의 고베타를 사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자신이 무엇을 사는지 알고 사야 합니다.
실제 기업에서 보는 AISC
같은 금값에 금을 파는 대형 3사인데, AISC는 $1,339에서 $1,637까지 다릅니다. 그 차이가 곧 마진의 차이입니다.
| 기업 | AISC | cash cost | 실현 금가 | 온스당 마진 | 원가율 |
|---|---|---|---|---|---|
| Agnico Eagle | $1,339 | $979 | $3,453 | $2,114 | 39% |
| Newmont | $1,358 | $855 | $3,498 | $2,140 | 39% |
| Barrick | $1,637 | $1,199 | $3,501 | $1,864 | 47% |
FY2025 연간 기준. 출처: Newmont·Agnico Eagle·Barrick 실적 발표. 마진·원가율은 자체 계산
Newmont의 AISC는 부산물(by-product) 수익을 원가에서 차감한 기준입니다. 회사마다 부산물 처리 방식이 조금씩 달라, 회사 간 직접 비교에는 수십 달러 수준의 기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마진이 현금으로 쌓였습니다. FY2025 잉여현금흐름은 뉴몬트 $7.3B, 애그니코 $4.4B으로 두 회사 모두 사상 최대였습니다 (Newmont, Agnico).
Barrick으로 보는 레버리지 실증: 금값 +46% → 마진 +104%
앞의 산술이 실제로 작동했는지 배릭의 2년 치 공시로 확인해봅시다.
| 2024 | 2025 | 변화 | |
|---|---|---|---|
| 평균 실현 금가 | $2,397 | $3,501 | +46% |
| AISC | $1,484 | $1,637 | +10% |
| 온스당 마진 | $913 | $1,864 | +104% |
출처: Barrick Q4 2025 Results. 마진은 자체 계산
금값이 46% 오르는 동안 마진은 104% 뛰었습니다. 동시에 AISC도 10% 올라 레버리지를 일부 깎아먹었습니다. 레버리지의 증폭과 원가 인플레이션의 마찰이 한 표에 다 들어 있는 실전 수치입니다. 뒤의 함정 3이 바로 이 마찰을 다룹니다.
흔한 함정 3가지
함정 1: "AISC만 보면 광산의 모든 비용이 보인다"
이름이 "All-In"이니 회사가 쓰는 돈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아닙니다. AISC는 "현재의 광산을 유지하는 비용"만 담습니다. 회사를 키우는 돈, 즉 신규 광산 건설과 확장 투자, M&A, 세금, 이자는 전부 밖에 있습니다.
뉴몬트의 2026년 가이던스를 보면, 유지자본 $1,950M은 AISC에 들어가지만 개발자본 $1,400M은 AISC 밖입니다 (Newmont). 실제로 나가는 돈의 큰 덩어리가 지표에 안 잡히는 것입니다. 더 큰 누수는 M&A였습니다. 금광업계는 2010년 이래 약 $85B를 고가 인수 상각으로 날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Mining.com). 전부 AISC에 안 잡히는 돈입니다.
AISC는 광산의 원가이지 회사의 원가가 아닙니다. 온스당 마진이 풍년이어도 성장 capex와 M&A가 그 마진을 태울 수 있습니다. FCF와 자본배분 트랙레코드를 따로 확인하세요.
함정 2: "금값 정점에서 금광주 P/E가 5배네? 초저평가다"
레버리지는 대칭이라고 했습니다. 금값 정점에서 광산의 EPS(주당순이익)는 레버리지로 부풀려진 정점 이익(peak earnings)입니다. 금값이 꺾이면 EPS가 같은 산술로 급감하고, P/E는 사후적으로 치솟습니다. 사이클 정점의 낮은 P/E는 시장이 바보라서가 아니라, 이익 급감을 미리 반영해 낮은 멀티플을 매긴 결과일 수 있습니다.
장기 성과가 이 함정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금광주 ETF(GDX)는 2006년 출시 이후 2025년까지 누적 약 +26%로, 금(GLD 약 +373%)에 350%포인트 뒤졌고, 최대낙폭은 -80%으로 금(-46%)의 두 배 가까이 됩니다 (QuantifiedStrategies). 단기 마진 산술의 화려함과 장기 주가 성과는 전혀 다른 층위의 이야기입니다.
사이클 산업의 P/E는 정점 이익이 아니라 정상화 이익(중간 사이클 금값 가정)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세요. 정점 EPS 기준의 낮은 P/E는 저평가 신호가 아니라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함정 3: "AISC는 고정이다. 금값만 오르면 된다"
레버리지 산술의 "AISC 고정" 가정은 단기(분기에서 1년 안팎)에만 유효합니다. 길게 보면 AISC도 오릅니다. 광산 운영비의 20~40%가 에너지(경유·전기)이고 인건비와 소모품이 묶여 있어 인플레이션을 그대로 맞습니다. 게다가 로열티는 금값에 연동되어, 금값이 오르면 AISC가 따라 오릅니다.
출처: World Gold Council Goldhub·Gold Focus (Metals Focus 데이터)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업계 평균 AISC는 2021년 $1,068에서 2022년 $1,276으로 한 해 +19.5% 올랐고(당시 사상 최대 증가폭), 뉴몬트는 +24.8% 뛰었습니다 (WGC Goldhub). 2024년 3분기에는 $1,456으로 집계 사상 최고를 찍었는데, 로열티가 온스당 $90(+31%), 유지 capex가 $303(+50%)으로 함께 뛴 결과였습니다 (WGC Gold Focus). 애그니코는 금값이 자사 가정($2,500)보다 높아지자 로열티만 온스당 약 $42가 추가됐고 (Agnico 6-K), 뉴몬트의 2026년 AISC 가이던스는 $1,680으로 FY2025 실적 대비 +24%입니다.
과거 강세장마다 이 원가 동반 상승이 마진 확대 폭을 깎아먹었습니다. 비용이 가격을 앞서 튀는 구간이 어떤 모습인지는 가격을 지키는 자 6편(실물을 쥔 자)에서 실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값이 오르면 로열티·에너지·인건비를 타고 AISC도 따라 오릅니다. 마진 전망은 "금값 시나리오 − AISC 가이던스"로 계산하되, AISC 가이던스가 매년 몇 %씩 오르는지 추이를 함께 추적하세요.
- AISC = 광산을 계속 굴리며 금 1온스를 캐서 파는 총원가. cash cost에 유지 capex·관리비까지 더한 세계금협회 표준입니다.
- 마진 = 금값 − AISC. 원가가 단기 고정이라 금값 +20%에 마진은 +37.5%로 증폭됩니다. 하락 시에도 같은 배율입니다.
- 절대값보다 원가율(AISC÷금값)과 원가곡선 위치를 보세요. 저원가 1분위가 하락장의 마지막 생존자입니다.
- AISC 밖의 돈을 조심하세요. 성장 capex와 M&A(업계 누적 상각 약 $85B)는 이 지표에 안 잡힙니다.
- 금값 정점의 낮은 P/E는 peak earnings 착시일 수 있고, AISC 자체도 길게 보면 금값과 함께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