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 예측하지 않고 이기는 법
그런데 리먼 파산 4일 뒤부터 매주 약 5억 달러를 쏟아부었습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그는 미래를 맞히는 예언가일까요, 아니면 미래를 못 맞힌다는 걸 알고도 위기마다 행동할 수 있었던 사람일까요.
이 모순이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하워드 막스를 둘러싼 두 개의 사실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가 미래를 맞히는 데 거듭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2011년부터 그는 시장이 과열됐다는 경고 메모를 반복해서 냈지만, 그 뒤로도 미국 증시는 몇 년간 계속 올랐습니다. 막스 본인이 2017년에 이렇게 자인했습니다. "그 경고들은 분명히 일렀다. 그런데 6년 이상 이르면, 애초에 맞았다고 말할 수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Oaktree 메모 "There They Go Again...Again", 2017)
다른 하나는 그가 위기마다 정확히 행동했다는 것입니다.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자, 막스는 4일 뒤 "Nobody Knows"라는 메모를 내고 그 분기 동안 매주 약 5억 달러씩, 총 약 75억 달러를 신용시장에 쏟아부었습니다(The Globe and Mail, 2018 인터뷰). 같은 사람입니다.
이 모순이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미래를 못 맞히는 사람이, 어떻게 위기마다 행동할 수 있었을까요. 만약 그의 성과가 "남보다 미래를 잘 맞히는 능력"이었다면, 우리는 그를 구경만 할 수 있을 뿐 배울 수는 없습니다. 예측력은 복제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막스 본인이 예측을 포기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한 일은 예측이 아니라 다른 무엇이고, 그 다른 무엇은 배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글은 그 "다른 무엇"을 분해합니다. 다만 먼저 정직해지겠습니다. 막스의 성과 전부가 복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가 위기에 무엇을 보고 행동했는지(사고 틀)는 배울 수 있지만, 그가 무엇으로 돈을 벌었는지(기관만 접근 가능한 부실채권 시장)는 개인이 따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이 당신 손에 쥐어줄 것은 막스의 수익률이 아니라, 예측 없이 현 위치를 읽고 공격과 수비를 조절하는 그의 사고 틀입니다.
💡 핵심 요약: 하워드 막스는 부실채권 운용사 오크트리(Oaktree)의 공동회장으로, 2008년 리먼 파산 4일 뒤부터 매주 약 5억 달러를 신용시장에 투입한 투자자입니다. 핵심은 예측이 아닙니다. 그는 미래는 알 수 없다고 선언했고(2000~2020년 월가 중간 예측은 평균 12.9%포인트 빗나갔고, 하락을 맞힌 적은 0회였습니다), 본인 경고조차 6년 일렀습니다. 그가 복제 가능하게 남긴 것은 미래를 맞히는 법이 아니라, 지금 사이클의 어디에 서 있는지를 읽고 공격과 수비를 조절하는 사고 틀입니다.
프롤로그: 위인전이 아닙니다
이 글은 막스의 생애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와튼과 시카고 부스를 나와 시티은행에서 하이일드 채권(신용등급이 낮아 부도 위험이 큰 대신 이자가 높은 회사 채권)을 맡고 1995년 오크트리를 세운 이야기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우리가 보려는 것은 다릅니다. 그가 미래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먼저 규모를 봅시다. 막스가 1995년 공동 설립한 오크트리캐피털은 부실채권(distressed debt, 부도 위기에 몰려 헐값이 된 회사 채권) 투자의 대명사가 된 운용사로, 운용자산이 약 2,018억 달러(2024년 말 기준)에 이릅니다(Brookfield Oaktree 10-K). 그가 1990년부터 35년간 고객에게 보낸 투자 메모는 약 160편에 달하고, 2000년 닷컴버블과 2007년 신용 과열을 미리 짚어낸 메모들은 2025년 미국 금융박물관(Museum of American Finance)의 영구 소장 목록에 올랐습니다.
여기서 역설이 하나 있습니다. 메모로 "버블이 온다"를 짚어낸 사람인데, 정작 그 자신은 "나는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고 거듭 말합니다. 그는 투자자를 두 학파로 나눴습니다. 미래를 알 수 있다고 믿는 "나는 안다(I Know)" 학파와, 미래는 알 수 없다고 믿는 "나는 모른다(I Don't Know)" 학파입니다. 그리고 자신은 후자라고 선언했습니다(Oaktree 메모 "The Illusion of Knowledge", 2022).
🧭 두 학파
"나는 안다" 학파: 경제·금리·시장의 미래 방향을 아는 것이 투자 성공에 필수라고 믿습니다.
"나는 모른다" 학파: 미래는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으며, 그 지식 없이 최선을 다해 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목표라고 믿습니다.
막스: "'나는 모른다'고 말할 때 확실히 아는 한 가지는, 스스로를 속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논제를 선언하겠습니다. 막스의 성과는 "남보다 미래를 잘 맞힌 결과"가 아닙니다. 그것은 미래를 맞히려는 시도를 포기하는 대신, 지금 시장이 사이클의 어디에 서 있는지를 읽고 그에 맞춰 공격과 수비를 조절한 결과입니다. 미래 예측은 IQ나 정보력의 싸움이지만, 현 위치를 읽는 것은 사고의 틀입니다. 그래서 그 일부는 복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일부"가 중요합니다. 이 글은 "막스의 수익률을 따라 낼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가 가진 것 중에는 개인이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직하게 선을 긋고 시작하겠습니다.
복제 가능한 것과 복제 불가능한 것: 먼저 선을 긋는다
막스의 초과수익이 어디서 왔는지를 냉정하게 보면, 상당 부분이 개인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영역에서 나왔습니다. 오크트리의 주력은 부실채권입니다. 이 영역은 개인이 직접 할 수 없으니, 방식만 가볍게 보고 지나가도 됩니다. 부도 위기에 몰린 회사의 채권을 헐값에 사들인 뒤, 법원의 기업회생 절차(미국의 Chapter 11, 부도 기업을 청산하지 않고 빚을 조정해 되살리는 절차)에서 채권자위원회에 참여해 회사의 운명을 협상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조 단위 자본과 법률팀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실제로 오크트리의 사실상 최소 투자금은 약 1억 달러 수준이고, 공시 기준 개인 투자자 고객 수는 0명입니다(SmartAsset 정리). 2008년 위기 때 막스가 동원한 부실채권 펀드(OCM Opportunities Fund VIIb) 하나가 109억 달러로, 당시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Institutional Investor). 개인은 이 시장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것은 개인이 결코 복제할 수 없는 엔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막스에게서 가져갈 것은 부실채권 수익률이 아닙니다. 그가 그 자본을 "언제" 공격적으로 투입하고 "언제" 수비로 물러섰는가, 즉 사이클을 읽고 공수를 조절한 사고 틀입니다.
| 복제 가능 (사고 틀. 이 글이 다룬다) | 복제 불가능 (구조적 요인. 없어도 괜찮다) |
|---|---|
| 2차적 사고의 질문법: 컨센서스와 내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묻기 | 기관의 신용시장 접근권 (개인 진입 불가) |
| 사이클의 현 위치 읽기: 지금이 극단인지 중간인지 가늠하기 | 109억 달러 규모의 위기 대응 펀드 |
| 공격·수비 조절 개념: 환경이 위험하면 수비, 유리하면 공격으로 | 법원 기업회생 절차(Chapter 11) 협상 참여 |
| 리스크 = 영구 손실이라는 관점: 변동성이 아니라 돈을 영영 잃는 것을 두려워하기 | 최소 약 1억 달러의 진입 장벽 |
| '나는 모른다'의 지적 겸손: 확신 언어를 줄이고 틀릴 여지를 남기기 | 35년 메모로 쌓은 기관 신뢰·딜소싱 네트워크 |
오른쪽 칸이 없다고 낙담할 필요 없습니다. 오른쪽은 막스의 수익률을 키운 증폭기이지, 큰 실수를 피하는 능력의 원천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져갈 왼쪽 칸은 자본도 기관 접근권도 없이 누구나 쥘 수 있습니다. (출처: SmartAsset, Institutional Investor, Oaktree 메모)
선을 그었으니 분명히 해 둡시다. 이 글이 약속하는 것은 왼쪽 칸입니다. 2차적 사고, 현 위치 읽기, 공수 조절, 영구 손실 관점, 지적 겸손. 이것들은 자본도 기관 접근권도 필요 없는, 사고의 틀입니다. 오른쪽 칸은 인정하고 넘어갑니다. 우리는 막스의 수익률이 아니라, 그가 미래를 다룬 방식을 복제합니다.
이제 그 사고 틀을 분해합니다. 1부는 "무엇을 보는가"(체계)이고, 2부는 "어떻게 행동하는가"(기질)입니다. 그가 6년이나 빨랐는데도 어떻게 망하지 않았는지, 그 답은 5장에 있습니다.
1부. 무엇을 보는가 (체계)
1부에서는 막스가 "무엇을 볼까"를 봅니다. 핵심은 그가 보는 것이 미래가 아니라 현재라는 점입니다. 먼저 시장의 다수의견(컨센서스)과 자기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따지고(1장), 그다음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가늠하고(2장), 마지막으로 가격이 너무 높아 리스크를 키우고 있는지를 봅니다(3장). 세 가지 모두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까"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질문입니다.
한 가지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앞으로 각 장의 마지막에 나오는 실전 도구들은 "시장을 이기는 도구"가 아닙니다. "큰 실수를 줄이는 도구"입니다. 막스 자신이 오크트리의 모토를 "패자를 피하면, 승자는 저절로 따라온다"(첫 메모, 1990)로 삼았습니다.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의 약 90%가 지난 15년간 지수를 밑돌았습니다(S&P SPIVA, 15년 기준). 약 90%가 지는 게임에서 목표는 시장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큰 실수로 지지 않는 것입니다. 막스의 도구들은 바로 그 "큰 실수를 피하는 관찰"의 모음입니다. 이 관점으로 1부를 읽어 주십시오.
🤔 그렇다면 인덱스를 사면 되지 않는가?
약 90%가 지는 게임이라면, 가장 합리적인 결론은 이것입니다. "그냥 인덱스(지수 추종 펀드)를 사면 되지 않는가?" 맞습니다. 인덱스는 적이 아니라 기본값이고, 이 글은 그 기본값 위에 관찰의 눈을 하나 더 얹는 것입니다. 인덱스는 큰 실수를 피하는 가장 쉽고 훌륭한 길이며, 이 글은 그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막스가 말하는 사이클 읽기는 인덱스를 버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이 극단적으로 과열됐을 때 무리하게 더 사지 않고, 극단적으로 공포에 질렸을 때 도망치지 않는 것에 가깝습니다. 인덱스를 들고 있더라도 "지금이 어디쯤인가"를 아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둘은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막스가 미래를 다루는 방식은, 막힌 길과 열린 길의 차이로 그려집니다. "내일 시장은 오를까"는 안개에 막힌 길입니다.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막스는 그 길을 포기하고, 대신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나"라는 열린 길로 갑니다. 그 길은 세 단계의 관찰로 이어집니다.
막스가 미래 예측을 현 위치 관찰로 대체하는 구조를 단계별로 재구성한 개념도입니다.
1장. 2차적 사고: 모두와 다르면서, 더 옳아야 한다
출발점은 "시장이 오를까 내릴까"가 아닙니다. "내 생각이 시장 다수의견과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왜 내가 더 옳은가"입니다.
1.1 막스의 말: "다르면서 더 나은 것"
멍거가 "무엇이 좋은 기업인가"를 물었다면, 막스는 "그 좋음이 이미 가격에 들어 있는가"를 묻습니다. 막스가 자신의 사고를 압축한 개념이 "2차적 사고(second-level thinking)"입니다. 2011년 책 The Most Important Thing 1장에서 명문화했습니다.
"1차적 사고는 단순하고 피상적이며, 거의 누구나 할 수 있다. 1차적 사고자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견해 하나뿐이다." (The Most Important Thing, 2011, 1장)
"2차적 사고는 깊고, 복잡하며, 복잡하게 얽혀 있다. 2차적 사고자는 매우 많은 것들을 고려한다." (The Most Important Thing, 2011, 1장)
차이를 한 쌍의 예로 보면 분명해집니다. 1차적 사고자는 이렇게 봅니다. "좋은 회사다. 주식을 사자." 2차적 사고자는 한 겹을 더 들어갑니다. "좋은 회사이긴 하지만, 모두가 위대한 회사라고 여기고 실제론 그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주가가 과대평가됐다. 팔자." 같은 회사를 보면서도, 한쪽은 회사의 좋고 나쁨만 보고, 다른 쪽은 그 좋음이 이미 가격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봅니다.
핵심은 마지막에 있습니다. 막스는 이렇게 못 박았습니다.
"투자에서 당신의 목표는 평균 수익이 아니라 평균보다 잘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사고는 남들보다 나아야 한다. 다르면서 더 나은 것(Different and better), 이것이 2차적 사고에 대한 꽤 좋은 설명이다." (The Most Important Thing, 2011, 1장)
"다르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르면서 "더 옳아야" 합니다. 그냥 남들과 반대로 하는 청개구리는 2차적 사고가 아닙니다. 막스 자신이 단서를 달았습니다. "탁월한 성과는 오직 올바른 비컨센서스 예측에서만 나오지만, 비컨센서스 예측은 하기도, 정확하게 하기도, 실행하기도 어렵다."(같은 책, 1장)
이것을 좌표로 그리면 네 칸이 됩니다. 가로축은 내 생각이 다수의견과 같은지 다른지, 세로축은 내가 옳은지 틀린지입니다. 초과수익은 오직 한 칸, "다르면서 옳다"에서만 나옵니다. "다르지만 틀렸다"는 가장 큰 손실을 냅니다.
막스의 "다르면서 더 옳아야 한다"를 2차원 좌표로 옮긴 개념도입니다.
1.2 실제 사례: 2008년, 답은 "사야 한다" 하나뿐이었다
2차적 사고가 가장 선명하게 작동한 때가 2008년입니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시장이 패닉에 빠졌을 때, 1차적 사고는 단순했습니다. "세상이 무너진다. 팔아라." 막스의 사고는 달랐습니다.
"전망은 이진법으로 봐야 한다. 세상이 끝날 것인가, 아닌가? 우리는 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투자한다. 기업들은 돈을 벌 것이고, 가치를 가질 것이며, 낮은 가격에 그 청구권을 사는 것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다." (Oaktree 메모 "Nobody Knows", 2008년 9월)
이 사고를 그는 나중에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사느냐 마느냐? 산 다음에 세상이 무너지면, 사든 안 사든 의미가 없다. 그런데 안 샀는데 세상이 안 무너지면, 우리는 우리 일을 안 한 것이다. 그러니 사야 한다."(Fortune 2023 재인용) 패닉에 빠진 1차적 사고자는 "세상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한 가지 가능성만 봅니다. 막스는 두 갈래를 다 따지고, 어느 쪽이든 행동이 "사라"로 수렴한다는 것을 본 것입니다.
| 1차적 사고 | 막스의 2차적 사고 |
|---|---|
| '세상이 무너진다' | '세상이 무너질 수도, 안 무너질 수도 있다' |
| '그러니 팔아라' | '무너지면 사든 안 사든 무의미, 안 무너지면 안 산 게 손해. 그러니 사라' |
| 결과: 저점에 매도 | 결과: 리먼 파산 4일 뒤부터 매주 약 5억 달러 투입 |
출처: Oaktree 메모 'Nobody Knows'(2008년 9월), Institutional Investor
결과는 숫자가 말합니다. 그 시기 투입한 부실채권 펀드(OCM Opportunities Fund VIIb)는 설립 시점부터 2009년 말까지 순 IRR(투자 원금 대비 연환산 수익률) 약 31.5%를 기록했습니다(Institutional Investor). 다만 이 수익률 자체는 우리가 복제할 대상이 아닙니다(기관 전용 부실채권 영역). 우리가 가져갈 것은 "두 갈래 결과를 다 따져 행동을 결정한 사고법"입니다. 과거의 이런 성과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1.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2차적 사고 여덟 질문
2차적 사고를 개인 투자자의 도구로 바꾸면, 막스가 직접 제시한 질문 목록이 그대로 체크리스트가 됩니다. 어떤 종목을 사기 전, 이 질문들을 차례로 던져보세요(막스 본인의 질문 목록입니다).
핵심 전환은 이것입니다. "이 회사가 좋은가?"에서 "이 회사가 좋다는 걸 시장이 이미 다 알고 가격에 넣어놨는가?"로 질문을 바꾸는 것입니다. 좋은 회사라도 모두가 좋다고 여겨 가격이 이미 높다면, 당신이 "좋다"고 사는 것은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이미 반영된 정보를 비싸게 사는 것입니다. 막스의 말대로 "모든 투자자가 시장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집합적으로 그들이 곧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그 차이를 어디서 확인할까요. 증권사 리포트들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지를 보면 컨센서스가 보입니다. 모두가 "매수"를 외치는 종목이라면, 당신의 "매수"에는 다수와 다른 무엇이 있어야 합니다. 그게 없다면 그것은 2차적 사고가 아닙니다.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컨센서스와 다르다는 것 자체는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다르게 가서 그냥 틀리면, 그것은 1차적 사고보다 더 나쁩니다.
1장 결론: 출발점은 "이게 좋은가"가 아니라 "이게 좋다는 걸 시장이 이미 아는가"입니다. 컨센서스와 다르면서 더 옳을 때만 초과수익이 납니다.
2장. 사이클의 현 위치: 어디로 갈지는 몰라도, 지금 어디 있는지는 안다
막스는 미래를 예측하지 않습니다. 대신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를 "온도"로 측정합니다. 그레이엄의 시계추를 막스는 온도계로 만들었습니다.
2.1 막스의 말: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도, 어디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막스의 두 번째 책 제목이 곧 그의 사고입니다. Mastering the Market Cycle(2018). 핵심 문장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는 결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는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Mastering the Market Cycle, 2018)
미래의 방향(어디로 가는가)은 포기합니다. 대신 현재의 위치(지금 어디 있는가)에 집중합니다. 이 둘은 다릅니다. "내일 비가 올까"는 못 맞혀도 "지금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한가"는 볼 수 있습니다. 예보는 틀려도 창밖 풍경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위치를 읽는 첫 번째 도구가 시계추 비유입니다. 막스가 1991년 두 번째 메모에서 처음 쓰고, 이후 책으로 확장한 표현입니다.
"증권시장의 심리 변동은 시계추의 움직임을 닮았다. 호(arc)의 중점이 평균적인 위치를 가장 잘 나타내지만, 시계추는 그 지점에 매우 짧은 시간만 머문다. 시계추는 거의 언제나 양 극단을 향해, 또는 극단에서 벗어나 흔들리고 있다." (Oaktree 메모 1991년 4월, 이후 The Most Important Thing)
여기서 그레이엄과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막스의 스승 격인 벤저민 그레이엄도 시장을 "미스터 마켓"이라는 변덕쟁이로 그렸습니다. 매일 다른 가격을 부르는 감정적인 동업자입니다. 그레이엄은 미스터 마켓의 호가에 판단을 맡기지 말라고 했습니다. 막스는 한 발 더 가서, 그 변덕 자체를 측정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시계추가 지금 어느 쪽 극단에 얼마나 가 있는지를 재는 것입니다. 그레이엄이 시장을 무시할 대상으로 봤다면, 막스는 온도를 잴 대상으로 본 것입니다.
시장 심리가 공포와 탐욕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모습을 그린 개념도입니다. 중점에 머무는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2.2 실제 사례: 2000년 "bubble.com", 닷컴버블을 미리 짚다
사이클 읽기가 실제로 작동한 가장 유명한 사례가 2000년 "bubble.com" 메모입니다. 닷컴 열풍이 정점이던 2000년 1월 2일, 막스는 기술·인터넷 주식의 비이성적 과열을 경고하는 메모를 냈습니다. 10년 가까이 메모를 써오며 처음으로 독자 반응을 받은 메모였습니다(Oaktree "On Bubble Watch"). 그가 지목한 버블의 특징은 "어떤 가격도 너무 높지 않다"는 확신과 "이번엔 다르다"는 믿음이었습니다.
결과는 알려진 대로입니다. 나스닥지수는 이후 정점(2000년 3월 5,048.62)에서 저점(2002년 10월 1,114)까지 약 78% 폭락했고(Wikipedia 닷컴버블), S&P500은 2000·2001·2002년 3년 연속 하락했습니다. 미국 대형주가 3년 연속 떨어진 것은 수십 년 만의 드문 일이었습니다. 버블 정점 기준으로 S&P500이 본전을 회복하는 데 1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Oaktree "On Bubble Watch").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막스가 "언제 터질지"를 맞힌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지금 시계추가 극단에 가 있다"를 측정했을 뿐입니다. 막스가 즐겨 인용한 격언이 이를 요약합니다. "나무는 하늘까지 자라지 않고, 0이 되는 것도 드물다."(The Most Important Thing) 극단은 언젠가 중점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입니다. 단지 그게 "언제"인지는 그도 몰랐습니다.
그가 측정한 과열 신호들을 모으면, 시장이 가장 위험할 때 나타나는 공통 풍경이 됩니다.
| 위험이 가장 높을 때 나타나는 신호 |
|---|
| 과도한 낙관, 회의론의 부재 |
| 쉬운 신용: 돈을 빌리기가 너무 쉬워진다 |
| 위험자산으로의 강한 자금 유입 |
| '안전' 자산의 낮은 수익률, 평소 '위험' 자산의 최근 고수익 |
| 그 수익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 |
출처: The Most Important Thing(2011) 리스크 챕터, Oaktree 'Taking the Temperature'(2023) 요약 재구성
이 신호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부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현재 관찰 가능한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가 아니라 "지금 돈을 빌리기가 얼마나 쉬운가"를 묻습니다.
2.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시장 온도 측정 체크리스트
사이클 읽기를 개인 투자자의 도구로 바꾸면, 막스가 "Taking the Temperature"에서 권한 온도 측정이 됩니다. 미래를 맞히려 들지 말고, 지금의 온도만 재는 것입니다.
💡 시장 온도 1분 측정
핵심: 다음 질문에 "예"가 많을수록 시계추는 탐욕(고가·고위험) 쪽에 가 있습니다.
주변에서 주식·코인으로 쉽게 돈 벌었다는 이야기가 부쩍 늘었는가?
"이번엔 다르다", "이건 안 떨어진다"는 말이 흔해졌는가?
회의적인 목소리가 비웃음을 사는가?
빚을 내서 투자한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러워졌는가?
반대로 "이제 주식은 끝났다"며 모두가 도망치고 회의론만 가득하다면, 시계추는 공포(저가) 쪽입니다.
⚠️ 온도 측정의 함정
주의: 온도가 높다고 "지금 당장 팔아라", 낮다고 "지금 당장 사라"가 아닙니다. 막스 본인이 6년 일찍 경고하고 틀린 것처럼, 극단은 더 극단으로 갈 수 있습니다. 온도 측정은 타이밍을 맞히는 도구가 아니라, "지금 무리하지 말아야 할 때인가"를 가늠하는 도구입니다.
그 온도를 어디서 잴까요. 거창한 지표가 아니어도 됩니다. 신문·유튜브·주변 대화의 "논조"가 1차 온도계입니다. 정량적으로는 시장 전체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가 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는 지표)이 역사적 평균보다 한참 높은지, 위험한 채권과 안전한 채권의 금리 차이(신용 스프레드)가 비정상적으로 좁아졌는지를 보면 됩니다. 시장 전체 PER과 금리·스프레드 지표는 증권사 HTS/MTS의 시장지표 화면이나 공개 지수 정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프레드가 좁아진다는 것은 위험한 채권에도 투자자가 웃돈을 거의 요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웃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위험을 잊었다는 신호이고, 그것이 탐욕 극단의 전형적 모습입니다.
2장 결론: 미래의 방향은 못 맞혀도, 지금 시계추가 어느 극단에 가 있는지는 잴 수 있습니다. 그레이엄은 시장을 무시하라 했고, 막스는 온도를 재라 합니다.
3장. 리스크 = 영구 손실: 변동성이 아니라 "영영 잃는 것"을 두려워하라
버핏이 "얼마나 싸야 사는가"를 봤다면, 막스는 "왜 사람들이 비싼 값을 치르게 되는가"를 봅니다. 이 장은 그 가격의 심리를 다룹니다.
3.1 막스의 말: "내가 걱정하는 리스크는 영구적 손실의 가능성이다"
막스가 학계와 가장 날카롭게 갈라서는 지점이 "리스크란 무엇인가"입니다. 학계는 리스크를 변동성(주가가 위아래로 출렁이는 정도)으로 정의합니다. 계산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막스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영구적 손실의 가능성, 그것이 내가 걱정하는 리스크다." (The Most Important Thing, 2011, 리스크 챕터)
"변동성은 정량화할 수 있어서 학계가 리스크의 정의로 택한 것일 뿐이다. 변동성은 위험성의 증상일 수는 있어도, 투자 리스크의 '정의'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The Most Important Thing 요약 / "Risk Revisited" 메모, 2014)
왜 변동성이 리스크가 아닌지, 막스의 설명이 명쾌합니다.
"하락 변동은 정의상 일시적이다. 투자자가 버티고 반대편으로 나올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니다. 투자자는 변동성을 견딜 수 있지만, 영구적 손실을 되돌릴 기회는 결코 없다." (Oaktree 메모 "Risk Revisited", 2014)
주가가 30% 빠졌다가 회복하면 그것은 변동성입니다. 견디면 됩니다. 하지만 회사가 망해 0이 되면 그것은 영구 손실입니다. 되돌릴 수 없습니다. 출렁임은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0은 어떤 시간을 줘도 0입니다. 막스는 후자만이 진짜 리스크라고 봅니다.
리스크에는 또 하나의 본질이 있습니다. 측정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막스는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엘로이 딤슨(Elroy Dimson) 교수의 말을 빌려 이를 표현했습니다.
"리스크란 실제로 일어날 일보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엘로이 딤슨, 막스가 본인 X 계정에서 딤슨의 말로 직접 귀속해 인용, 2018)
결과는 하나만 일어나지만, 일어날 수 있었던 가능성은 여럿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과만 보고 "위험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막스의 말대로 "2012년에 투자해 2014년에 돈을 잃었는지는 알 수 있어도, 그것이 위험한 투자였는지(당시 손실 확률이 얼마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Risk Revisited", 2014) 위험은 주사위를 던지기 전의 확률에 있는데, 우리가 보는 것은 던진 뒤의 결과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3.2 실제 사례: "리스크가 없다"는 믿음이 가장 위험하다
리스크가 영구 손실이고, 그것이 주로 높은 가격에서 온다면, 가장 위험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막스의 답은 역설적입니다. 모두가 "이제 안전하다"고 믿을 때입니다.
"'리스크가 사라졌다'는 신화는 가장 위험한 리스크 원천 중 하나이며, 모든 버블의 주요 기여 요인이다." (The Most Important Thing, 2011, 리스크 챕터)
"모든 사람이 어떤 것에 리스크가 없다고 믿을 때, 그들은 보통 그것을 엄청나게 위험해지는 수준까지 가격을 끌어올린다." (The Most Important Thing, 2011, 리스크 챕터)
여기서 막스의 핵심 명제가 나옵니다. 리스크는 자산의 종류가 아니라 가격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투자 리스크는 주로 너무 높은 가격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너무 높은 가격은 과도한 낙관과 불충분한 회의에서 나온다." (The Most Important Thing, 2011, 리스크 챕터)
"어떤 자산도, 너무 높은 가격에 사면 나쁜 투자가 될 수 있다." (The Most Important Thing 요약)
이 관점은 1장·2장과 이어집니다. 모두가 "리스크 없다"고 믿으면(2장의 탐욕 극단), 가격이 치솟고(3장의 높은 가격), 바로 그때 리스크가 최대가 됩니다. 막스는 이를 "리스크의 역설성(perversity of risk)"이라 불렀습니다.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낄수록 실제로는 더 위험해지고, 무섭다고 느낄수록 실제로는 더 안전해진다는 것입니다.
🔄 리스크의 역설
사람들이 느끼는 리스크와 실제 리스크는 거꾸로 움직입니다.
모두가 "안전하다" 느낄 때(고가) → 실제 리스크 최대.
모두가 "위험하다" 느낄 때(저가) → 실제 리스크 최소.
막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리스크가 없다는 믿음이다."
3.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영구 손실 점검 질문
리스크를 개인 투자자의 도구로 바꾸면 두 개의 질문이 됩니다.
💡 영구 손실 vs 변동성 구분 질문
핵심: 주가가 빠져 불안할 때 물어보세요. "이 회사가 망할 위험이 커진 건가(영구 손실), 아니면 시장이 출렁여서 가격만 빠진 건가(변동성)?" 전자라면 도망쳐야 합니다. 후자라면 견디거나, 오히려 세일입니다.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변동성에 겁먹어 영구 손실 없는 자산을 헐값에 팔아치우게 됩니다.
⚠️ 높은 가격이 곧 리스크
주의: "좋은 회사니까 아무 가격에나 사도 된다"는 가장 흔한 착각입니다. 막스의 말처럼 어떤 자산도 너무 비싸게 사면 나쁜 투자가 됩니다. "이 회사가 좋은가"와 "이 가격이 적당한가"는 다른 질문입니다. 후자를 빼먹으면, 좋은 회사를 비싸게 사서 영구 손실을 봅니다.
그 "비싼지"를 어디서 볼까요. 지금 주가가 그 회사(또는 시장 전체)의 과거 10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보다 한참 높은 수준인지를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평균보다 크게 높다면, 막스의 말대로 "완벽함에 값을 치르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풀려야만 정당화되는 가격이라는 뜻입니다. 그때는 작은 실망에도 가격이 크게 빠집니다.
3장 결론: 두려워할 것은 출렁임(변동성)이 아니라 영영 잃는 것(영구 손실)입니다. 그리고 영구 손실은 대개 너무 높은 가격에서 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보는가"의 체계가 완성됩니다.
2부. 어떻게 행동하는가 (기질)
1부에서 무엇을 보는지 정했습니다. 그런데 현 위치를 읽었다 해도, 미래를 모른다는 사실 앞에서 두 가지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나는 "어차피 모르니까"라며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엔 안다"며 과신하는 것입니다. 막스는 둘 다 피합니다.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되(4장), 그 위에서 공격과 수비의 강도를 조절합니다(5장). 2부는 그 기질을 다룹니다.
체계가 무엇을 볼지 정한다면, 기질은 본 것을 행동으로 옮기게 합니다. 미래를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4장)과, 그 위에서 공수를 조절하는 규율(5장)입니다.
4장. "나는 모른다" 학파: 예측은 못 해도, 준비는 할 수 있다
막스는 미래를 알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립니다. 대신 "예측할 수 없다, 준비할 수 있다"로 옮겨갑니다. 지적 겸손이 곧 그의 기질입니다.
4.1 막스의 말: "예측할 수 없다. 준비할 수 있다"
막스의 기질을 압축하는 문구가 "예측할 수 없다. 준비할 수 있다(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입니다. 그가 2001년에 낸 메모의 제목입니다.
여기서 정직하게 짚을 것이 있습니다. 이 문구는 막스의 창작이 아닙니다. 그가 미식축구 경기를 보다 들은 매스뮤추얼(Mass Mutual) 생명보험사의 TV 광고 카피였고, 막스 본인이 메모에서 그 출처를 밝혔습니다. 그는 이 문구를 "처음 들으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가, 알고 보면 꽤 현명한, 요기 베라식 표현"이라고 평했습니다. 막스가 한 것은 이 광고 문구를 투자 철학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핵심 논리는 1장·2장과 같습니다. 미래의 방향(예측)은 포기하되, 현재 위치 파악과 준비로 대체합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언제 조류가 바뀔지 결코 알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아야 한다." (Oaktree 메모 "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 2001)
막스는 미래를 알 수 있다고 믿는 "나는 안다" 학파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그의 무기는 데이터입니다.
"거시 예측에 기반해 성공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투자자를 나는 한 손에 꼽을 수 있다." (Oaktree 메모 "Thinking About Macro", 2021)
4.2 실제 사례: 월가의 예측은 20년간 평균 12.9%포인트 빗나갔다
"예측은 안 된다"는 막스의 주장은 감이 아니라 데이터입니다. 그는 2021년 메모에서 월가의 예측 적중률을 들춰냅니다.
| 항목 | 수치 |
|---|---|
| 월가 중간 예측의 연평균 오차(절대값) | 약 12.9%포인트 |
| 같은 기간 S&P500 실제 연평균 수익률 | 약 6.0% |
| 오차가 실제 수익률의 | 2배 이상 |
| 20년간 '주가 하락'을 예측한 중간 예측치 횟수 | 0회 |
| 실제로 주가가 하락한 연도 수 | 6회 |
2000~2020년 기준. 2차 출처 집계로, 원문 PDF 직접 대조 전이라 약·근사 표기입니다. (출처: Oaktree 메모 'Thinking About Macro'(2021))
숫자가 말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예측의 평균 오차(약 12.9%포인트)가 실제 평균 수익률(약 6.0%)의 2배가 넘습니다. 예측이 시장보다 더 변덕스러웠다는 뜻입니다. 더 결정적인 것은 마지막 두 줄입니다. 20년간 월가의 중간 예측은 단 한 번도 "내년에 주가가 떨어진다"고 말하지 못했는데, 실제로는 6번 떨어졌습니다. 예측가들은 떨어지는 해를 한 번도 못 맞힌 것입니다. 떨어질 가능성을 입에 담는 것 자체가 영업에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막스가 던지는 질문이 통렬합니다.
"실적 기록 없이 펀드매니저를 고용한다고 상상할 수 있는가? 그런데도 이코노미스트와 전략가들은 예측 실적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영업을 계속한다." (Oaktree 메모 "The Illusion of Knowledge", 2022)
그가 내린 결론은 겸손입니다. 막스는 확신의 언어를 줄이라고 권합니다.
"'할 것이다', '하지 않을 것이다', '해야만 한다', '할 수 없다', '항상', '절대로' 같은 단어를 피하라. '나는 모르지만...'이나 '내가 틀릴 수 있지만...'으로 시작하는 진술은 아무도 큰 곤경에 빠뜨린 적이 없다." (Oaktree 메모 "The Folly of Certainty")
4.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예측 대신 준비하는 질문
"나는 모른다"를 개인 투자자의 도구로 바꾸면 이렇게 됩니다.
💡 예측 의존도 점검 질문
핵심: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물어보세요. "이 계획은 내 예측이 맞아야만 성공하는가, 아니면 예측이 틀려도 견딜 수 있는가?" 한 종목·한 시나리오에 모든 걸 걸어 "오를 것이다"가 맞아야만 사는 그림이라면, 그것은 예측 도박입니다. 어느 쪽으로 가도 크게 망하지 않게 짜는 것이 "준비"입니다.
⚠️ 확신 언어 경보
주의: 당신의 매수 이유에 "무조건", "절대", "당연히", "이건 안 떨어져"가 섞여 있다면 경보입니다. 막스의 권고대로, 그 단어들을 "아마", "그럴 가능성이 높다", "틀릴 수도 있지만"으로 바꿔보세요. 바꾸면 약해 보이는 논리라면, 원래 약한 논리였던 것입니다.
그 "예측 의존도"를 어디서 점검할까요. 자기가 쓴 매수 메모(또는 머릿속 이유)를 다시 읽어보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이유가 전부 "앞으로 ~할 것이다"라는 미래 단정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예측에 기댄 것입니다. 반대로 "지금 가격이 이미 충분히 싸다", "최악의 경우에도 이 정도는 버틴다" 같은 현재·하방 근거가 섞여 있다면, 준비된 것입니다.
4장 결론: 미래는 못 맞힙니다. 막스도, 월가도 못 맞혔습니다. 예측을 포기하는 대신, 어떤 미래가 와도 견디는 준비로 옮겨갑니다.
5장. 공수 조절: 테니스처럼, 실수를 줄이는 쪽으로 기운다
이제 프롤로그에서 미뤄둔 질문에 답할 차례입니다. 6년이나 일찍 경고하고도 막스가 망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가 평생 매달린 단 하나의 질문은 "지금 공격해야 하나, 수비해야 하나"였습니다. 미래를 못 맞히니, 대신 사이클 위치에 따라 공수의 강도를 조절합니다.
5.1 막스의 말: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가장 중요한 선택"
막스가 자기 시간의 대부분을 쏟는다고 밝힌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개인 시간의 상당 부분을 단 한 가지를 파악하는 데 쏟는다. 주어진 시점에서 포트폴리오의 공격성과 방어성을 어떻게 균형 잡을 것인가이다." (막스 인터뷰, 복수 매체 인용 확인)
"공격성과 방어성 사이의 선택은, 투자자가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반응해 포트폴리오를 포지셔닝하는 주된(principal) 차원이다." (Mastering the Market Cycle, 2018)
왜 종목 선택보다 공수 조절일까요. 막스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꼽은 글이 단서입니다. 테니스 비유입니다. 이 비유의 원 관찰은 엔지니어 사이먼 라모(Simon Ramo)에게서 나왔습니다. 찰스 엘리스(Charles Ellis)가 1975년 논문 "패자의 게임(The Loser's Game)"에서 이를 투자에 적용했고, 막스가 자기 책에 인용했습니다.
테니스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프로의 경기에서는 점수의 대부분이 멋진 샷(위너)으로 결정됩니다. 그러나 아마추어의 경기에서는 점수의 대부분이 상대의 멋진 샷이 아니라 자기 실수(언포스드 에러, 강요당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저지른 실책)로 결정됩니다. 아마추어는 무리한 위너를 노릴수록 집니다. 공을 그냥 안전하게 넘기기만 해도, 상대가 알아서 실수해 줍니다. 엘리스의 결론을 막스가 인용합니다.
"결론은, 고도로 숙련된 투자자조차 미스샷을 칠 수 있으며, 지나치게 공격적인 샷은 경기를 쉽게 잃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The Most Important Thing, 2011, "Investing Defensively" 챕터)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투자는 프로 테니스가 아니라 아마추어 테니스입니다. 위너를 쳐서 이기는 게 아니라, 실수를 줄여서 이깁니다. 그래서 막스는 "위너를 고르기"보다 "패자를 피하기"에 무게를 둡니다. 오크트리의 첫 메모이자 모토가 그것입니다. "패자를 피하면, 승자는 저절로 따라온다."(1990년 첫 메모)
5.2 실제 사례: 2008년과 2020년, 두 번의 공수 전환
공수 조절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 두 번의 위기가 보여줍니다.
먼저 위기 "전"에는 수비였습니다. 2007년 2월, 막스는 "The Race to the Bottom" 메모에서 신용 과열을 경고했습니다. 당시 시장은 대출 기준이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소득의 3.5배에서 5배로 올렸고, 신디케이트 대출(여러 금융기관이 함께 큰돈을 빌려주는 대출) 참가자의 약 70%는 실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StreetFins 분석). 이 시기 오크트리는 공격이 아니라 수비로, 위기에 대비해 약 110억 달러 규모의 준비 자금을 모았습니다(2007.1~2008.3).
그리고 위기가 "닥치자" 공격으로 전환했습니다. 2008년 9월 리먼이 파산하자, 모아둔 실탄을 쏟아부었습니다. 4일 뒤 "Nobody Knows" 메모를 내고, 그 분기 매주 약 5억 달러씩 투입했습니다.
| 시점 | 사이클 위치 | 공수 포지션 | 행동 |
|---|---|---|---|
| 2007.2 Race to the Bottom | 과열 (탐욕 극단) | 수비 | 약 110억 달러 준비 자금 조성 |
| 2008.9 리먼 파산 | 붕괴 (공포 극단) | 공격 | 매주 약 5억 달러, 분기 총 약 75억 달러 투입 |
| 2020.3 Nobody Knows (Yet Again) | 코로나 패닉 | 신중 → 공격 | 점진적 매수 개시 |
| 2020.4 Calibrating | 가격 붕괴 | 공격 강화 | '수비를 줄이고 공격으로 이동할 때' |
출처: Oaktree 메모(Race to the Bottom 2007, Nobody Knows 2008, Nobody Knows Yet Again 2020, Calibrating 2020), The Globe and Mail 2018
2020년 코로나 때도 같은 패턴이 반복됩니다. 3월 패닉이 닥치자 "Nobody Knows (Yet Again)" 메모로 점진적 매수를 시작했고, 4월 "Calibrating" 메모에서 공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이제 이전에 신중했던 투자자들이 방어에 대한 과도한 강조를 줄이고, 더 중립적이거나 공격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라 느낀다.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게 아니다. 조건이 바뀌어 신중함이 더 이상 절박하지 않다는 것이다." (Oaktree 메모 "Calibrating", 2020년 4월)
여기서 핵심은 막스가 "바닥을 맞혔다"가 아닙니다. 그는 바닥이 언제인지 몰랐고, 그래서 한 번에 다 쏟지 않고 점진적으로 투입했습니다. 그가 한 것은 "사이클이 공포 극단에 가 있으니, 수비에서 공격으로 무게를 옮긴다"는 조절이었습니다. 이것이 프롤로그의 답입니다. 그는 6년 일찍 경고했어도 한 번에 다 걸지 않았기 때문에, 틀린 시차를 버티고 진짜 바닥에서 실탄을 쓸 수 있었습니다.
5.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공수 다이얼
공수 조절은 "전액 현금이냐 몰빵이냐"의 이분법이 아닙니다. 0에서 100 사이의 다이얼을 환경에 따라 조금씩 돌리는 것입니다. 막스가 쓴 "속도계" 비유가 그대로 도구가 됩니다.
💡 공수 다이얼
핵심: 막스는 포지션을 0에서 100까지의 속도계로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0은 최대 수비(전액 현금), 100은 최대 공격(전액 위험자산)입니다. 다이얼이 돌리는 것은 종목이 아니라 두 가지입니다. 현금 비중과 추가 매수의 속도입니다. 핵심은 다이얼을 매일 돌리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환경이 위험할수록(가격 높음·공포 없음·낙관 팽배) 수비 쪽으로, 환경이 유리할수록(가격 낮음·공포 팽배) 공격 쪽으로" 천천히 기울입니다. 막스: "사이클의 극단에서 포지션을 조정하라. 자주는 아니다. 하지만 극단에서는."
⚠️ 공수 조절의 함정 (막스 본인의 실패에서)
주의: 다이얼을 너무 일찍, 너무 세게 돌리면 막스처럼 6년을 틀립니다. 또한 이것은 "전액 현금↔몰빵"의 잦은 전환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매매비용과 실수만 쌓입니다. 막스 본인도 "나는 너무 보수적이었다"고 자백했습니다. 다이얼은 극단에서만, 조금씩 돌립니다.
그 다이얼을 어디에 맞출까요. 2장의 온도계가 곧 다이얼의 눈금입니다. 시장 온도가 탐욕 극단이면 다이얼을 수비 쪽으로(현금 비중을 조금 늘리거나, 무리한 추가 매수를 멈춤), 공포 극단이면 공격 쪽으로(미리 정해둔 사고 싶던 자산을 조금씩 매수) 기울입니다. 평소 대부분의 시간(시계추가 중간에 있을 때)에는 다이얼을 거의 건드리지 않습니다.
한 가지 오해를 봉합하고 갑시다. 공수 조절은 "타이밍을 맞히는 기술"이 아닙니다. 그 반대입니다. 타이밍은 못 맞힌다는 것을 인정하고(4장), 그래서 한 번에 다 걸지 않고 다이얼을 조금씩 돌려 실수의 크기를 줄이는, 가장 보수적인 형태의 실수 회피입니다.
5장 결론: 미래를 못 맞히니, 대신 공수의 강도를 조절합니다. 위너를 치는 게임이 아니라 실수를 줄이는 게임입니다. 단, 다이얼은 극단에서만 조금씩 돌립니다.
6장. 막스도 틀린다: 그리고 그것이 논제를 증명한다
막스의 실패와 "사이클 읽기는 결국 마켓 타이밍 아니냐"는 비판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신화를 깨는 이 장이 오히려 "예측이 아니라 사고 틀"이라는 논제를 강화합니다.
6.1 막스가 인정한 실패들
이 글이 위인전이 아니라는 것을 가장 분명히 보여주는 장입니다. 막스는 거듭 틀렸고, 그 틀림을 공개적으로 기록했습니다.
가장 솔직한 자인이 "경고 시차"입니다. 그는 2011년부터 시장 과열을 경고하는 메모를 반복해 냈지만, 시장은 그 뒤로도 몇 년간 올랐습니다. 2017년 메모에서 그는 이렇게 인정했습니다.
"2011년 'How Quickly They Forget'부터 시작된 일련의 경고 메모들은 분명히 일렀다. 그런데 아직 맞지도 않았다. 사실, 6년 이상 이르면, 애초에 맞았다고 말할 수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Oaktree 메모 "There They Go Again...Again", 2017)
실제 시차를 보면, 2005년 첫 주택 과열 경고("There They Go Again")가 현실이 되기까지(2008년 3월 베어스턴스 붕괴) 3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2011년 경고 이후로는 더 심해서, 미국 증시가 그 뒤로도 몇 년간 연 두 자릿수로 올랐습니다.
또 하나의 자인은 성장주를 놓친 것입니다. 막스는 2021년 "Something of Value" 메모에서 (성장주·기술투자를 하는 아들 앤드루와의 대화를 빌려) 자신의 한계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 사례 | 무엇이 틀렸나 | 막스의 자인 |
|---|---|---|
| 경고 시차 (2011~2017) | 과열 경고가 6년 이상 일렀고, 그 사이 시장은 계속 올랐다 | '6년 이상 이르면 맞았다고 할 수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2017) |
| 성장주·기술주 회피 (2021 자인) | 평균회귀를 가정하다 '쇠퇴를 거스르는 사업모델'의 잠재력을 못 봤다 | '나는 얼리어답터가 아니고, 신기술 트렌드를 초기에 알아본 이력도 없다' |
| 아마존 미투자 | 가치·성장을 배타적으로 본 탓에 기회를 놓침 | '한계만 없었다면 아마존에 씨앗을 댈 수도 있었다' |
| 암호화폐 회의 | 회의적 시각이 (시점 기준) 들어맞지 않음 | '내 회의적 견해는 지금까지 들어맞지 않았다' |
출처: Oaktree 메모 'There They Go Again...Again'(2017), 'Something of Value'(2021, ValueWalk 정리 경유)
특히 흥미로운 것은 막스가 "가치와 성장은 애초에 배타적으로 봤어선 안 됐다"고 인정한 점입니다. 그는 자기 사고 틀의 한계 자체를 정직하게 드러냈습니다.
6.2 "사이클 읽기는 결국 마켓 타이밍 아닌가" 비판을 정면으로
막스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정면으로 다룹니다. 무시하면 글의 신뢰가 깎이기 때문입니다.
비판 1: 결국 마켓 타이밍 아닌가. 가장 날카로운 비판입니다. 한 비평가(Samir Patel, Askeladden Capital)는 "사이클을 의식해 유리할 때 늘리고 불리할 때 줄이는 전략을 한 사이클 내내 성공적으로 구현한 사례를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주장합니다. 또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추세가 사이클 변동을 압도하므로 "멀리서 보면 사이클은 거의 무의미하다"고 말합니다. CFA Institute 서평도 "투자자는 사이클의 천장과 바닥이 언제일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지금부터 세 개의 불편한 증거를 먼저 보여드립니다. 미리 말해두면, 이 셋은 도구를 버리라는 말이 아니라 도구가 왜 필요한지의 증거입니다.
가장 아픈 반례를 정직하게 봅시다.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존 허스먼(John Hussman)은 막스와 같은 재료(밸류에이션과 시장 내부 지표)로 시장 온도를 읽어 방어를 조절하는 일을 20년 넘게 체계적으로 했고, 그의 공모펀드는 장기간 시장에 크게 뒤처졌습니다. 온도 읽기가 잘못 쓰이면 "큰 실수 줄이기"는커녕 시장을 통째로 놓치는 가장 큰 실수가 됩니다. 막스의 다이얼이 다른 점은 하나입니다. 평소엔 거의 건드리지 않고, 극단에서만 조금 돌립니다. 이 차이가 둘을 가릅니다.
비판 2: 메모가 모호하다. 막스가 양쪽을 다 말해, 나중에 어느 쪽이 맞든 "내가 말했다"고 할 수 있다는 비판입니다. 실제로 일부 미디어는 그의 신중론 메모를 "지금 다 팔아라"로 읽기도 했습니다. CFA 서평은 그의 책을 두고 "현 시장에 대한 분석이 없고, 상당 부분이 전문가의 통찰이라기보다 상식처럼 느껴진다"고 평했습니다.
비판 3: 디스트레스는 개인이 복제 불가. 프롤로그에서 이미 인정한 것입니다. 막스의 실제 돈은 부실채권에서 나왔고, 그것은 최소 약 1억 달러와 법원 절차 접근권이 필요한, 개인이 못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 비판 | 응답 |
|---|---|
| 사이클 읽기 = 마켓 타이밍, 실증 부재 | 맞다. 그래서 이 글은 '타이밍을 맞혀라'가 아니라 '극단에서만 다이얼을 조금 돌려 큰 실수를 줄여라'로 좁힌다. 막스 본인도 '자주는 아니다, 극단에서만'이라 했다 |
| 메모가 양쪽을 다 말해 모호 | 막스의 핵심은 '단정하지 마라'는 지적 겸손 그 자체다. 모호함은 버그가 아니라, 확신을 경계하는 기질의 표현이다. 단, 그래서 메모는 행동 지침이 아니라 사고 틀로만 쓴다 |
| 디스트레스 개인 복제 불가 | 인정한다(프롤로그 구분표). 복제 대상은 수익률이 아니라 사고 틀이다 |
출처: Medium(Askeladden), CFA Institute 서평
6.3 비판이 오히려 논제를 강화하는 이유
여기서 이 글의 논제로 돌아옵니다. 위 비판들은 무엇을 무너뜨리고 무엇을 남기는가.
비판들은 "막스는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예언가"라는 신화를 무너뜨립니다. 그는 경고가 6년 일렀고, 성장주를 놓쳤고, 사이클의 천장과 바닥을 정확히 짚지 못했습니다. 만약 그의 성과가 "예언력"이었다면 이 사실들은 그를 깎아내립니다.
그런데 이 글의 논제는 "막스는 예언가다"가 아니었습니다. "막스의 성과는 예측이 아니라 현 위치를 읽고 공수를 조절한 사고 틀의 결과다"였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위 사실들은 오히려 논제를 강화합니다.
💡 비판이 논제를 강화하는 구조
(1) 그가 타이밍을 못 맞혔다는 것 = 그가 예언가가 아니라는 것 = 그의 방법이 "예측"이 아니었다는 직접 증거입니다. 예측이었다면 6년이나 틀릴 리 없습니다.
(2) 그가 6년 일찍 경고하고도 망하지 않은 이유 = 예측에 베팅한 게 아니라, 다이얼을 조금씩 돌리며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 사고 틀이 작동한다는 증거입니다.
(3) 그가 성장주를 놓친 것은 사고 틀 "안"의 실패입니다(평균회귀를 과신). 막스는 이를 "체계 밖"이라 변명하지 않고, 사고 틀 자체의 한계로 정직하게 인정했습니다 = 정직한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기서 별첨의 단서를 정직하게 적용합니다. 막스의 성장주 회피는 "사고 틀 밖"의 실패가 아니라 "사고 틀 안"의 실패였습니다. 평균회귀를 가정하는 그의 사고 틀 자체가 "쇠퇴를 거스르는 사업모델"을 과소평가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가 틀린 곳은 전부 체계 밖이었다"는 편한 전환을 쓰지 않습니다. 막스 본인이 그랬듯, 사고 틀에도 맹점이 있음을 정공법으로 인정합니다. 이 정직함이야말로 그에게서 배울 가장 큰 것입니다.
요컨대 막스를 예언가로 모시면 배울 게 없습니다. 그를 "예측을 포기하고 현 위치를 읽는 사고 틀을 반복한 사람"으로 보면, 그 사고 틀은 우리 손에 들어옵니다. 그가 미래를 못 맞히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우리도 그 방법을 쓸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그러니 앞 장들의 온도계와 공수 다이얼과 여덟 질문은 "이제 위치를 안다"는 자신감의 도구가 아닙니다. 결정 직전에 "나도 틀릴 수 있다"를 강제로 떠올리게 하는 마찰장치입니다. 그렇게 다시 읽어야 합니다.
그런데 진짜 급소는 따로 있다: "아는 것"과 "지키는 것"은 다른 능력이다
여기까지 오면 한 가지 반론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글의 약속, 즉 "사고 틀은 복제 가능하다"의 진짜 급소입니다. 솔직히 인정하겠습니다. "막스의 사고 틀을 머리로 아는 것"과 "공포의 한복판에서 실제로 공격 다이얼을 돌리는 것"은 다른 능력입니다. 개인 투자자의 실제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투자자 행동을 추적한 한 장기 연구(DALBAR의 연례 투자자 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 개인 주식 투자자의 수익률은 해마다 S&P500을 밑돌았고(예: 2024년 약 8%포인트 격차), 그 원인은 고점에서 사고 저점에서 파는 본능이었습니다. 이것을 행동 격차(behavior gap, 알면서도 감정 때문에 손이 따로 노는 격차)라 부릅니다. 즉 사고 틀은 체크리스트로 머리에 넣는다고 손이 따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이런 평균 수익률 격차 역시 미래를 보장하거나 예고하지 않습니다.
더 불편한 사실이 있습니다. 스스로 "투자를 잘 안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위기에 패닉 매도(공포에 질려 무작정 파는 것)를 더 자주 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MIT, 약 29.8만 가구 분석. 패닉 매도자의 30.9%는 시장에 영영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즉 "나는 사이클을 안다"는 자기인식 자체가 오히려 행동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도구는 "나는 이제 사이클을 안다"는 자신감을 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정반대입니다. "나도 틀린다"를 결정 직전에 강제로 떠올리게 하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실전 도구들은 명언이 아닙니다. 그것은 결정의 순간에 끼워 넣는 질문형 마찰장치입니다. 2차적 사고 여덟 질문, 시장 온도 측정, 영구 손실 구분 질문, 예측 의존도 점검은 모두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단 머릿속이 아니라 매수 메모에 적어 던지십시오. 막스 자신이 그렇게 했습니다. 35년간의 메모는 통찰의 기록이기 이전에, 자기 판단을 종이에 강제로 외부화한 장치였습니다. 머릿속 질문은 사는 이유만 떠올리지만, 종이는 반대 이유까지 적게 강제합니다. 사고 틀은 "암기"로 이식되지 않습니다. "결정 직전에 종이에 적어 던지는 질문"으로 이식됩니다. 행동 격차는 이 글의 약점이 아니라, 실전 도구가 존재해야 하는 바로 그 이유입니다.
그러면 우리 논제는 언제 틀리는가
솔직히 이 글도 틀릴 수 있습니다. 막스의 사고 틀(2차적 사고·온도 측정·공수 다이얼)을 손에 쥔 사람이, 안 쥔 사람보다 패닉 매도나 과열 추격매수를 덜 하지 않는다면, 이 글의 약속은 거짓입니다. 우리는 그 점에서 정직하려 합니다. 우리가 약속한 것은 "막스의 수익률"이 아니라 "막스처럼 큰 실수를 덜 하는 것"이고, 그것이 실제로 줄지 않는다면 논제는 틀린 것입니다.
이 모든 단서에도, 당신이 내일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다음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 시장 온도를 1분만 재고 "지금 나는 군중을 따라가고 있는가"를 한 줄 적는 것입니다.
6장 결론: 막스도 틀립니다. 6년이나 틀렸습니다. 그래서 그가 한 일이 예측이 아니었음이 증명되고, 우리가 배울 수 있습니다. 신화를 벗기면 도구가 남습니다.
그는 미래를 맞히는 예언가가 아니라, 미래를 못 맞힌다는 걸 알고도 위기마다 행동할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우리가 가져갈 것은 그의 수익률이 아니라, 예측 없이 현 위치를 읽고 공수를 조절하는 사고 틀입니다.
- 무엇을 보는가(체계): 컨센서스와 내 생각의 차이(2차적 사고) → 사이클의 현 위치(온도 측정) → 가격에 숨은 영구 손실 리스크.
- 어떻게 행동하는가(기질): 미래를 모른다는 걸 인정하고(준비), 극단에서만 공수 다이얼을 조금씩 돌립니다.
- 막스도 틀립니다: 경고가 6년 일렀고 성장주를 놓쳤습니다. 그래서 그가 한 일이 예측이 아니었음이 증명되고, 그가 정직한 사람이라 배우기 안전합니다.
- 따라 할 것은 그의 펀드가 아니라 그의 사고 틀입니다. 과거의 성과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