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비싼가 싼가 2편: 정당가의 자를 만든다
비트코인은 1년이 못 돼 사상 최고를 찍었다가 반토막 넘게 빠졌습니다. '지금 비싼가, 싼가'에 누구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비트코인엔 잴 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금에 댔던 자를 그대로 비트코인에 댑니다.
기관들의 2026년 말 비트코인 전망은 한 가격(약 $65,000, Fidelity 바닥)부터 다른 가격($200,000, Bitwise)까지 흩어져, 가장 낮은 전망과 가장 높은 전망이 약 3배 차이 납니다 (비트코인, 월가는 어디를 보고 있나 검증값, Fidelity 바닥은 Crypto Briefing). 같은 금에서 그 격차가 약 1.5배였으니, 비트코인의 분열은 그 두 배입니다. 주식도 목표가는 갈립니다. 그러나 주식의 분열은 같은 자에 다른 숫자를 넣어서 생기는 분열입니다. "이익(EPS)에 배수(P/E)를 곱한다"는 방법 자체는 합의돼 있고, 다투는 것은 그 안의 성장률과 배수죠. 비트코인의 분열은 한 겹 더 깊습니다. 애초에 무엇으로 잴지, 자 그 자체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 글(이 시리즈 2부)은 바로 그 자를 세웁니다. 세상에 풀린 돈의 양과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견줘 제값을 따로 재는 자입니다. 월가의 여러 목표가가 어디를 보는지 우리 자와는 다른 잣대로 채점하는 일은 뒤따르는 3부 비트코인, 월가는 어디를 보고 있나의 몫이고, 이 자를 실제로 대 지금 비싼지 싼지 답하는 것은 5부 적용편입니다.
프롤로그. 비싼지 싼지, 아무도 자를 안 댄다
비트코인이 1년이 못 돼 사상 최고를 찍었다가 반토막 넘게 빠졌습니다. 이 순간 "지금 비싼가, 싼가?"라고 물으면, 솔직한 사람일수록 머뭇거립니다. 주식이면 "EPS에 정당 P/E를 곱해 적정가를 잰다"고 답할 텐데, 비트코인 앞에서는 그 자가 손에서 부러지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은 배당을 주지 않습니다. 이자도 없습니다. 1개의 비트코인은 100년이 지나도 똑같은 1개의 비트코인일 뿐, 한 푼의 현금도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P/E의 분자(이익)가 비어 있으니, 분자를 0으로 둔 나눗셈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들 마지막엔 같은 말로 도망칩니다. "비트코인은 결국 심리고, 수급이고, 믿음이야."
💡 핵심: 이 글은 정답을 주는 글이 아닙니다. 금을 재던 자를 비트코인에 그대로 대보고, 그 자가 무엇을 잴 수 있고 무엇을 못 재는지까지 펼치는 글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빈손이 아닙니다. 금도 똑같이 현금흐름이 없었고, 우리는 이미 금을 재는 자 하나를 만들었습니다(금은 비싼가, 싼가). 그 자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비트코인의 값은 "세상 부라는 피자에서 비트코인이 가져가는 한 조각"을, 비트코인의 수로 나눈 값이다. 이 글은 그 자를 비트코인에 그대로 가져옵니다. 분자도, 분모의 세상 부도 금과 똑같이 둡니다. 단 한 칸, 비트코인의 수(Q)만 비트코인 고유의 방식으로 다시 깎습니다. 그리고 금에서와 똑같이, 한 가지를 미리 말해 둡니다. 이 자는 "비트코인이 마땅한 제값으로 언젠가 수렴한다"고 약속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엔 그 수렴을 강제할 자석이 없기 때문입니다(5장). 대신 이 자는 오늘 가격을 "세상 부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한 한 몫"으로 바꿔 읽고, 그 몫을 미는 힘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이 글이 주는 보상은 "비싸다/싸다"의 단정이 아니라, 막연한 믿음을 걷어내고 비트코인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재는 자 하나입니다. 1부 정의편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가 비트코인을 점이 아니라 좌표로 규정한 것처럼, 이 글의 답도 점 하나가 아니라 조건부 띠입니다.
1. 왜 비트코인은 못 재나
주식은 "버는 돈"으로, 금은 5,000년의 역사로 잽니다. 비트코인은 버는 돈이 0이고 역사도 17년뿐이라, 자가 더 많이, 더 깊이 부러집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오랫동안 "못 재는 자산"으로 남겨져 왔습니다. 이 장에서는 그 자가 왜 부러지는지, 그리고 자가 부러진 것이 정말 "값을 매길 수 없다"는 뜻인지를 짚습니다.
1.1 세 개의 자가 다 부러진다
자산에 값을 매기는 자는 자산마다 다릅니다. 주식은 현금흐름으로, 채권과 화폐는 발행주체와 효용으로, 금은 5,000년의 역사로 잽니다. 비트코인에는 이 셋이 다 없습니다.
| 자산 | 무엇으로 재나 | 비트코인엔 |
|---|---|---|
| 주식 | 현금흐름(배당·이익) | 없음 |
| 채권·화폐 | 발행주체·강제된 효용 | 없음 |
| 금 | 약 5,000년의 역사·합의 | 약 17년뿐 |
| 비트코인 | 셋 다 해당 없음 | 셋 다 없음 |
비트코인엔 다른 자산을 재던 세 개의 자가 모두 없다. (정의편 1.1과 같은 표)
주식의 자, 곧 현금흐름이 없습니다. 비트코인은 배당도 이자도, 한 푼의 현금흐름도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P/E의 분자가 비어 나눗셈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자세히는 P/E 쉽게 이해하기). 이것은 금을 재던 자가 부러진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채권과 화폐의 자, 곧 발행주체와 효용도 없습니다. 갚을 주체도, 세금으로 수요를 강제할 주체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의 자, 곧 역사가 없습니다. 금은 약 5,000년, 비트코인은 약 17년입니다. 금은 그 긴 시간 동안 인류가 거듭 금을 골랐다는 사실 자체가 값의 바닥을 지탱하지만, 비트코인에겐 그 시간이 아직 없습니다.
1.2 그래서 합의된 자가 없다
자가 다 부러지니, "비트코인은 X다"라는 문장은 관찰이 아니라 해석이 됩니다. 같은 자산을 보고도 한쪽은 0을, 다른 쪽은 준비자산을 읽습니다(정의편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 그 분열은 곧장 가격의 분열로 번집니다. 프롤로그에서 본 2026년 말 기관 전망 약 $65,000부터 $200,000까지의 약 3배 분산이 그 증거입니다. 합의된 자가 없으니, 각자 다른 자로 재고, 그 답이 벌어진 것입니다.
⚠️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멈춰야 합니다. 현금흐름이 없다는 것이 곧 "값을 매길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금에서 우리는 같은 벽을 만났고, 자가 부러진 게 아니라 다른 자가 필요한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단순합니다. 비트코인이 진짜로 아무 가치도 없는 데이터 조각이었다면, 미국 정부가 그것을 전략 준비자산으로 지정하고 한 상장사가 회사 곳간에 84만 개 넘게 쌓았을 리가 없습니다(정의편 3장).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무언가를 지불해온 데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바로 우리가 찾아야 할 "다른 종류의 이익"입니다. 다만 금과 달리, 비트코인에서는 그 이유가 아직 입증되지 않고 검증 중이라는 점이 2장의 난점입니다.
1.3 우리의 질문: 금에 댄 자를 그대로 댄다
그래서 질문은 "비트코인엔 이익이 없다"가 아닙니다. "비트코인의 이익은 종류가 다른가, 그리고 그것이 입증됐는가"입니다. 우리는 금에서 만든 자를 그대로 가져옵니다. 금의 이익을 "버는 것이 아니라 녹지 않는 것(지켜낸 구매력)"으로 정의했듯, 비트코인에도 같은 다리를 놓아 봅니다. 단 금에서는 그 다리가 52년의 데이터로 입증됐지만, 비트코인에서는 그 다리가 아직 검증 중입니다. 그 검증의 현 상태가 다음 장입니다.
주식은 버는 돈으로, 금은 역사로 잽니다. 비트코인은 둘 다 없어 자가 더 깊이 부러집니다. 그러나 부러진 것은 "값을 매길 수 없다"가 아니라 "다른 자가 필요하다"는 뜻이고, 그 자는 이미 금에서 만들었습니다. 그 자를 대기 전에, 먼저 비트코인의 다른 종류의 이익이 입증됐는지를 2장에서 봅니다.
2. 다리: 비트코인의 '이익'은 무엇인가
금의 이익은 "버는 것"이 아니라 "녹지 않는 것", 곧 지켜낸 구매력이었습니다. 금에서는 그 다리가 단단하게 놓였습니다. 금 가격이 52년간 통화량(M2)을 따라온 동행이 그 증거였습니다(금 자매편 2장). 비트코인에도 같은 다리를 놓아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자매 대칭이 한 번 흔들립니다. 비트코인의 다리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끊긴 증거와 놓이는 증거가 공존합니다. 이 장은 강세 증거만 모으지 않고, 끊긴 증거부터 정직하게 봅니다.
2.1 같은 다리를 비트코인에 놓아본다
가치저장 자산이 통과해야 할 다리는 하나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구매력을 보존하는가. 10년이 지나, 한 세대가 지나도, 그 자산 한 단위로 살 수 있는 것이 줄지 않는가. 금은 이 다리를 건넜습니다. 비트코인은 어떨까요. 결론을 먼저 말하면, 증거는 깔끔하게 한쪽으로 모이지 않습니다.
2.2 놓이는 증거: 장기 구매력은 지켰다
먼저 다리가 놓이는 쪽입니다. 비트코인을 길게 들고 있던 사람은 장기 구매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2011년부터 2026년까지 어느 10년 구간을 잘라도,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뒤의 연복리 수익률이 최저 약 +38%였습니다 (LazyPortfolioETF). 10년 단위로 보면 구매력은 지켰다는 뜻입니다. 다만 그 길을 견디는 시간은 짧지 않습니다. 역사상 가장 길었던 실질 손실 구간이 약 62개월(약 5.2년)에 이르러, 4년을 보유하고도 실질 손실에 머무는 구간이 존재합니다. 금이 1980년 고점에 산 사람을 21년간 실질 손실에 가둔 것과 견주면 회복 주기는 더 짧지만, 비트코인 역시 장기 구매력을 지키려면 최장 약 5.2년의 손실을 견뎌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리가 끊겼다는 증거가 아니라, 2장이 표방한 검증 중(끊김과 놓임의 공존)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금과 같은 자를 고른 이유, 곧 "찍어낸 돈의 양(M2)을 따라가는가"도 비트코인에서 강하게 나타납니다. 글로벌 통화량(M2)과 비트코인 가격의 15년 상관은 R²가 약 0.87로, 비트코인 가격 변동의 약 87%가 통화량 변화와 함께 움직였습니다 (Fidelity Digital Assets). 금이 M2를 따라간다는 그 다리를, 비트코인은 더 가파른 기울기로 따라갑니다(상관일 뿐 인과는 아닙니다).
출처: CaseBitcoin (조회 시점 실시간 계산값)
2.3 끊긴 증거: 인플레이션 헷지엔 실패했다
이제 다리가 끊기는 쪽입니다. 가장 불리한 사실부터 봅니다. 비트코인은 정작 인플레이션이 가장 뜨거웠을 때 무너졌습니다. 2022년 미국 소비자물가가 9.1%로 40년 만에 최고를 찍었을 때, 비트코인은 그해 약 -64.8%였고 금은 약 -0.7%로 거의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Bedel Financial). 학술 연구도 같은 방향입니다. 여러 분석을 종합하면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을 일관되게 따라가는 헷지 수단으로 보기 어렵고, 그 헷지 효과는 시기와 국면에 따라 흔들립니다 (Wikipedia: Inflation hedge).
게다가 비트코인은 위험할 때 안전자산이 아니라 위험자산처럼 움직였습니다. 비트코인의 연율 변동성은 약 52%로 금(약 15.5%)의 약 3.4배였고 (Fidelity Digital Assets), 나스닥과의 상관은 2024년 약 0.23에서 2025년 약 0.52로 오히려 더 붙었습니다 (CME Group). 진짜 공포가 시장을 덮칠 때 사람들은 금으로 달려가지 비트코인으로 달려가지 않는다는 것이, 적어도 지금까지의 사실입니다.
출처: Bedel Financial (2022년 연간)
2.4 그래서 다리는 "검증 중"이다
정리하면, 비트코인의 다리는 금처럼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장기 구매력은 지켰지만(놓임), 인플레이션 헷지엔 실패했고 변동성은 금의 약 3.4배입니다(끊김). 둘은 모순이 아니라 같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정의편이 규정한 대로, 비트코인은 단기로는 위험자산처럼 움직이고 장기로는 가치저장을 향해 가는 중이되 아직 미완입니다.
여기서 자매 대칭의 경계를 분명히 둡니다. 금에서는 다리(이익의 정체)가 입증됐기 때문에 자가 단단한 바닥 위에 섰습니다. 비트코인에서는 다리가 검증 중이라, 같은 자를 대더라도 그 바닥에 금에 없던 꼬리가 하나 달립니다. 다리가 끝내 끊긴 채 굳으면, a는 0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5.5). 이 꼬리를 미리 인정하고, 그 위에서 자를 세웁니다.
⚠️ 단서를 답니다. 위 증거들은 모두 17년, 사이클 네 번이라는 얇은 표본 위에 서 있습니다. 헷지 실패는 2022년 한 번의 관측이고, 장기 구매력 보존도 길어야 10여 년의 기록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표현은 "비트코인은 구매력을 보존한다"가 아니라 "지금까지는 장기 구매력을 지켰으나, 그 다리는 아직 입증이 아니라 검증 중이다"입니다.
비트코인의 이익(다리)은 금처럼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장기 구매력은 지켰지만 헷지엔 실패했고, 끊긴 증거와 놓이는 증거가 공존합니다. 그래도 자를 못 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자석이 없는 자산을 재는 법은 닻을 '제값'이 아니라 '오늘 시장이 매긴 몫'에 거는 것이고, 그 자는 금에서 이미 만들었습니다. 3장에서 그 자를 비트코인에 그대로 댑니다.
3. 자: 정당가 = a × W ÷ Q
2장에서 다리가 검증 중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래도 자는 세울 수 있습니다. 금에서 만든 자, 곧 "세상 부에서 비트코인이 가져가는 한 조각을 비트코인의 수로 나눈다"를 그대로 가져옵니다. 핵심은 이것이 새 자가 아니라 같은 자라는 점입니다.
3.1 정당가 = a × W ÷ Q (금과 똑같은 식)
비트코인의 값을 재는 자는 금과 똑같이 세 칸입니다.
피자로 비유하면 단순합니다. 세상 부 전체가 피자 한 판(W)입니다. 그중 비트코인이 가져가는 몫(a)만큼을 떼어냅니다. 떼어낸 그 조각을, 시장에 존재하는 비트코인의 수(Q)로 나누면, 비트코인 1개의 값이 나옵니다. 금에서 쓴 그림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습니다. 비트코인 값도 "심리"가 아니라 "세상 부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한 지분"으로 매겨집니다.
세 변수의 한 줄 정의를 못 박아둡니다.
| 변수 | 이름 | 한 줄 정의 |
|---|---|---|
| a | 비트코인의 몫 | 세상 부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 오늘 가격으로 재면 a_market(사실), 마땅하다고 보는 몫은 a*(판단) |
| W | 세상 부 | 글로벌 금융자산 총액. 금과 같은 우주. 셈식의 분자 |
| Q | 비트코인의 수 | 시장에 유효하게 존재하는 비트코인. 셈식의 분모 (이 칸만 비트코인 고유, 4장) |
세 칸 미니 범례. a와 W는 금과 같다. Q만 비트코인 고유의 방식으로 4장에서 다시 깎는다.
3.2 a를 오늘 가격으로 재면 a_market (사실)
a의 첫 얼굴부터 봅니다. 오늘 가격을 식에 거꾸로 넣으면, 시장이 지금 비트코인에 매기고 있는 몫이 나옵니다.
💡 핵심: a_market = P × Q ÷ W. 이것은 오늘 가격을 "세상 부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한 한 조각"으로 바꿔 읽은 값입니다. 우리가 계산한 정답이 아니라, 시장의 현재 투표(사실)입니다.
오늘 비트코인 시가총액(약 $1.19조, 약 $59,300 × 유통 약 2,005만 개)을 세상 부 W(금과 똑같이 net 약 $380조)로 나눠 a_market을 재면 약 0.31%입니다 (CoinMarketCap, W는 금 모델 net 분모 재인용). 같은 net W 분모로 잰 금(화폐적 금 약 3.3%·민간 투자금 약 2.4%)과 견주면, 비트코인의 몫은 금의 약 1/10, 같은 사다리의 한참 아래 칸입니다. 이 자가 내놓는 산출물은 '제값 예측'이 아니라 '현 위치 측정'입니다. 정밀 역산, 금 대비 사다리, 사상 최고 시점의 몫(약 0.66%) 분해, 시가총액 직접 비교는 이 숫자를 닻으로 쓰는 이 글의 범위를 넘어, 5부 적용편 비트코인, 지금 비싼가 싼가에서 다룹니다.
a의 두 번째 얼굴, a*(마땅한 몫)는 우리의 판단입니다. 그 판단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5장의 주제입니다. 그 전에 한 가지, 비트코인에서만 나오는 질문을 먼저 처리합니다.
3.3 왜 생존확률 p를 따로 곱하지 않나
비트코인을 재다 보면 금엔 없던 의문이 하나 떠오릅니다. '비트코인은 0이 될 수도 있는데, 그 위험은 대체 어디로 갔지?' 하는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질문입니다. 정당가에 생존확률 p를 곱해 그 위험을 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죠. 그럴듯하지만, 우리는 p를 곱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 핵심: 닻을 a_market(오늘 시장가 역산)으로 잡으면, "비트코인이 죽을 수도 있다"는 위험은 이미 그 가격 안에 어떤 편향으로든 담겨 있습니다. 시장이 그 위험을 옳게 매겼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거기에 p를 또 곱하면, 같은 위험을 임의로 두 번 빼는 이중감산이 됩니다.
중고차로 비유하면 단순합니다. 어떤 중고차의 시세에는 이미 "고장 날 확률"이 반영돼 있습니다. 그 시세를 출발점으로 삼으면서 다시 고장확률을 곱하면, 같은 위험을 두 번 빼는 셈입니다. a_market은 오늘 시장이 비트코인의 무가치화 위험을 어떤 편향으로든 이미 담아 매긴 값입니다(시장이 그 위험을 정확히 가격책정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무가치화는 자에 곱하는 별도의 항이 아니라, "a가 0으로 가는 극단 시나리오"로 5장의 드라이버 안(⑤축)에서 다룹니다. 이렇게 두면 ⑤축이 무가치화의 무게를 지고, 닻에 임의의 p를 덧곱하는 이중감산을 피합니다. 점 하나에 확률을 곱해 거짓 정밀을 만드는 대신, a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를 띠로 봅니다.
3.4 W는 금과 같은 우주, Q는 다음 장에서
자가 어긋나지 않으려면 철칙이 하나 있습니다. 분자(a)와 분모(W·Q)는 반드시 같은 우주에서 와야 합니다. W(세상 부)는 금과 똑같이 글로벌 금융자산 net 약 $380조로 둡니다(범위 약 $357조~약 $404조). 주식·채권·예금을 직접 합산한 값으로, 금을 잴 때 쓴 그 분자입니다 (SIFMA Fact Book). 같은 자매편이라 W를 같은 우주로 두는 것이 이 시리즈의 힘입니다. 다만 W를 분모로 둔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선택입니다. 비트코인을 '세상 부의 한 몫을 차지하는 가치저장 후보'로 본다는 선택이고, 이 선택은 2장의 다리(구매력 보존)가 입증돼야 사후에 정당화됩니다. 다리가 끝내 끊기면 이 앵커도 바뀝니다. W 앵커는 금에서 공짜로 빌려온 것이 아니라, 2장 위에 조건부로 선 선택입니다.
남은 것은 Q입니다. 금에서 Q는 "화폐적 금"이라는 한 칸으로 처리됐지만, 비트코인에서 Q는 자의 무게 중심입니다. 금의 Q는 매년 채굴로 늘어나는데 비트코인의 유효 Q는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Q만 따로 한 장을 떼어 다음에서 새로 깎습니다.
비트코인의 값은 금과 똑같은 자, a × W ÷ Q로 잽니다. a를 오늘 가격으로 재면 a_market 약 0.31%(금의 약 1/10)입니다. 0이 될 위험은 a_market에 이미 어떤 편향으로든 담겨 있어, 거기에 p를 덧곱하지 않습니다(이중감산 회피). 그 위험의 무게는 5장 ⑤축이 집니다. W는 금과 같은 약 $380조입니다. 이제 자의 마지막 칸, 비트코인 고유의 분모 Q를 새로 깎습니다.
4. Q를 새로 깎는다
금의 분모와 비트코인의 분모는 성격이 정반대입니다. 금은 매년 새로 캐낸 금이 더해져 분모가 천천히 늘고, 그만큼 한 조각의 값이 희석됩니다. 비트코인은 반대입니다. 신규 발행은 할빙으로 줄어드는데, 유실되는 코인이 그보다 많아 유효 분모가 오히려 줄어듭니다. 이 장은 비트코인이 금과 구조적으로 갈리는 바로 그 지점입니다. 현금흐름도 자석도 없는 두 자산에 똑같은 자를 댔는데, 단 한 칸 Q에서 분모가 한쪽은 늘고 한쪽은 줄어드는 정반대 방향으로 갈립니다.
한 가지만 미리 짚어 둡니다. Q는 '금과 무엇이 다른가'를 가르는 칸이지, '값이 정확히 얼마인가'를 주로 가르는 칸은 아닙니다. 값을 크게 움직이는 것은 분자 쪽 a이고(a는 과거 궤적에서 수천 배로 출렁였지만 Q 계층 선택은 분모를 약 20~30% 움직일 뿐입니다, 4.4·6.3), 그 a를 미는 힘은 5장에서 다룹니다. 이 장은 그 전에, 비트코인의 분모가 금과 어떻게 갈리는지를 봅니다.
4.1 분모 후보가 여럿이다
비트코인의 수(Q)는 하나의 숫자가 아닙니다. 무엇을 "시장에 존재하는 비트코인"으로 볼지에 따라 분모가 여러 계층으로 갈립니다.
| 분모 정의 | 추정량 | 성격 |
|---|---|---|
| 명목 상한 (21M) | 약 2,100만 BTC (현재 약 2,005만 채굴, 약 95%) | 가장 단단·반박불가. 프로토콜 고정. 주 분모 |
| 유효 공급 (유실 제외) | 약 1,600만~1,770만 BTC | 영구 유실(약 230만~290만)에 장기 비유동분까지 뺀 넓은 정의 |
| 유동 공급 (Glassnode liquid) | 약 420만 BTC (2020 기준) | 실제 시장에 나올 의향 있는 공급 |
| 거래소 잔고 | 180만 BTC 미만 | 즉각 매매 가능한 가장 좁은 정의 |
본안 분모는 가장 단단한 21M으로 둔다. 유효·유동·거래소는 4.4의 민감도로만 쓴다. 출처: Bitcoin Wiki·BitGo·Glassnode·The Block
💡 핵심: 분모를 무엇으로 두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그래서 본안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명목 상한 21M으로 단순하게 둡니다. 나머지 세 계층은 "분모가 줄면 값이 어떻게 뛰는지"의 민감도(4.4)로만 씁니다.
4.2 21M 상한과 할빙 곡선
비트코인의 발행은 프로토콜에 박혀 있습니다. 총량은 약 2,100만 개(정확히는 20,999,999.977개)에서 멈추고, 현재 약 2,005만 개(약 95%)가 채굴됐습니다 (Bitcoin Wiki, LBank). 신규 발행은 약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할빙(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규칙)을 거칩니다. 2024년 4월의 4차 할빙으로 하루 신규 발행은 약 900 BTC/일에서 약 450 BTC/일로 줄었고, 현재 연간 발행 인플레이션율은 약 0.82%입니다 (bitcoinblockhalf.com). 다음 할빙은 약 2028년 4월로, 하루 발행은 약 225 BTC/일가 됩니다.
출처: bitcoinblockhalf.com · Bitcoin Wiki (단위: BTC/일)
4.3 유실 속도가 채굴 속도를 넘었다
여기서 금과 비트코인의 분모가 완전히 갈립니다. 비트코인은 잃어버리면 영영 사라집니다. 비밀번호를 잊거나, 하드디스크를 버리거나, 죽으면서 키를 남기지 않으면, 그 코인은 분모에서 사실상 빠집니다. 10년 넘게 한 번도 움직이지 않은 코인(사토시 추정분 제외)만 약 180만 개, 사토시 추정 보유분까지 더하면 약 290만 개이며, 컨센서스 추정 영구 유실은 약 230만 개~약 290만 개(전체의 약 11~14%, Chainalysis 추정 약 14%)입니다 (Fortune/Chainalysis, BitGo).
결정적인 수치는 속도입니다. Fidelity와 Glassnode의 데이터로 보면, 10년 넘게 비이동 범주로 넘어가며 사실상 사라지는 코인이 약 566 BTC/일입니다. 그런데 4차 할빙 이후 하루 신규 채굴은 약 450 BTC/일입니다. 현 추정 기준으로는 2024년에 처음으로 유실 속도가 채굴 속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BitGo).
금 분모는 매년 채굴로 늘어 희석되지만, 비트코인 유효 분모는 줄어듭니다. 유실량은 확률적 추정입니다.
출처: BitGo · Fidelity Digital Assets · Glassnode
💡 핵심: 금의 분모는 매년 채굴로 늘어 한 조각이 천천히 묽어집니다. 비트코인의 유효 분모는 오히려 줄어듭니다. 같은 자(a × W ÷ Q)에서, 분모 Q가 한쪽은 늘고 한쪽은 줄어드는 것. 이것이 비트코인이 금과 구조적으로 갈리는 지점입니다.
4.4 그래서 분모를 줄이면 값이 뛴다 (민감도, 점추정 아님)
분모가 줄어든다는 사실은 자에 직접 들어갑니다. 본안 분모를 명목 상한 21M으로 두면 보수적인 값이 나오지만, 분모를 유효 공급·유동 공급·거래소 잔고로 좁힐수록 같은 a·W에서도 값이 그만큼 뜁니다. 그 계층별 민감도 격자(21M 대비 각 분모가 값을 얼마나 밀어올리는지)는 이 자를 실제로 휘두르는 5부 적용편 비트코인, 지금 비싼가 싼가에서 다룹니다. 여기서 못 박을 것은 하나입니다. 이것은 "비트코인은 X달러다"라는 점추정이 아니라, "분모를 어디까지 좁히느냐"에 따라 값이 갈리는 폭이라는 사실입니다.
⚠️ 단서는 한 덩어리로 모아 둡니다. 유효 Q는 측정값이 아니라 확률적 추정입니다. 비밀번호를 잊은 코인과 신념으로 10년째 안 판 장기 보유자(HODL: 팔지 않고 길게 들고 가는 보유자)의 코인은 온체인에서 구분되지 않고, "10년 넘게 안 움직인 코인은 영구 유실"이라는 전제 자체가 증명된 사실이 아니라 추론입니다. 그래서 강세 사이클에는 잠들어 있던 코인이 일부 되돌아옵니다(2025년 강세장에서도 7~14년 비이동이던 장기 휴면 지갑에서 수만 BTC 규모의 이동이 관측됐습니다, Lookonchain·Whale Alert 추적, Cointelegraph 보도). 정리하면 "유실이 채굴을 넘었다"는 방향은 현 추정상 유효하되, 영구적 사실이 아니라 사이클에 따라 일부 되돌려질 수 있는 추정입니다. 그래서 본안 분모는 반박 불가능한 21M으로 두고, 유효·유동은 민감도로만 씁니다.
비트코인의 분모 Q는 세 계층(상한 21M·유효 1,600만대·유동 420만)으로 갈립니다. 본안은 가장 단단한 21M으로 둡니다. 비트코인이 금과 갈리는 구조적 지점은, 유실 속도(하루 약 566)가 채굴 속도(하루 약 450)를 넘어 유효 분모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현 추정·사이클 의존). 다만 이 장은 '금과 무엇이 다른가'를 보이는 장이지 '값의 주동인'을 세우는 장이 아닙니다. 답을 실제로 가르는 것은 분자 쪽 a이고(Q는 분모를 약 20~30% 움직일 뿐), 그 a를 미는 힘으로 이제 넘어갑니다. 분모가 줄면 값이 뛰지만, 그것은 점이 아니라 폭이고, 그 계층별 민감도 격자는 적용편에서 잽니다.
5. 비트코인엔 자석이 없다
3장에서 자를 완성하고, 4장에서 분모를 깎았습니다. 그런데 금에서와 똑같은 결정적 차이가 비트코인에도 남아 있습니다. 가격을 가치로 끌어오는 자석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차이가 닻을 바꾸고, 질문을 바꿉니다.
5.1 주식엔 자석이 있다, 비트코인엔 없다
주식에는 가격을 가치로 끌어오는 자석이 있습니다. 현금흐름입니다. 주가가 가치에서 멀어지면 배당·자사주 매입·인수·이익 성장이 가격을 가치 쪽으로 끌어옵니다. 그래서 주식에서는 "결국 제값으로 수렴한다"가 예측의 근거가 됩니다.
비트코인에는 그 자석이 없습니다. 배당 0, 이자 0, 인수 0. 금에는 그래도 M2를 향한 약한 통계적 복원력이라도 있었지만, 비트코인의 그 복원력조차 불안정합니다.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통화량(M2)이 늘어나는 와중에 비트코인은 약 -35% 빠졌고, 같은 기간 금은 약 +89% 올랐습니다 (CF Benchmarks). 장기로는 통화량 1% 증가에 비트코인이 약 2.65% 반응하는 관계가 관측되지만 (Sarson Funds), 그 관계는 자주 끊깁니다. 비트코인은 책상의 기울기조차 들쭉날쭉한, 약하게 기울어진 책상 위의 구슬입니다.
5.2 그래서 닻을 바꾼다: a_market
자석이 없으니 "제값으로 수렴"을 닻으로 삼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정교하게 a*(마땅한 몫)를 계산해도, 시장을 그 값으로 끌어올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닻을 바꿉니다. 3.2에서 본 a_market(약 0.31%)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이 닻은 예측이 아니라 측정의 도구라, 여기서 시리즈가 약속한 "잴 자"가 손에 잡힙니다. 비트코인의 몫은 같은 자로 잰 금(약 2.4~3.3%)의 약 1/10입니다. 정의편이 측정한 "채택 사다리"(개인에서 다크웹, 리테일, 기업, ETF, 국가로 올라온 보유 주체의 사다리)가 바로 이 a를 미는 힘입니다. 사다리를 한 칸 오를 때마다 더 크고 비가역적인 주체가 비트코인을 들고, 그만큼 a_market이 올라갈 여지가 생깁니다. 금은 그 사다리의 정상(중앙은행이 채굴된 금의 약 17% 보유)에 있고, 비트코인은 중턱에 있습니다(정의편 채택 사다리). 한 가지를 분명히 둡니다. 닻을 a_market(세상 부 W 대비 몫)으로 잡는다는 것 자체가 비트코인을 가치저장 후보로 본다는 선택입니다(3.4). 그 선택은 2장의 다리가 검증되는 동안 함께 검증 중이고, 다리가 끊기면 이 닻도 바뀝니다. 앵커를 고른 것 자체가 뒤따르는 판단의 일부입니다.
같은 자로 잰 이 몫의 사다리 시각화와 금 대비 정밀 비교는 이 자를 실제로 대는 5부 적용편 비트코인, 지금 비싼가 싼가에서 다룹니다. 여기 2부는 이 몫을 닻으로 삼는 데까지입니다.
5.3 질문이 바뀐다: "얼마가 제값?" → "어느 힘이 이기나"
닻을 a_market으로 놓으면 질문 자체가 번역됩니다. "비트코인이 싼가, 비싼가?"가 "비트코인이 지금 몫보다 더 받게 될 힘이 우세한가, 덜 받게 될 힘이 우세한가?"로 바뀝니다.
💡 시리즈 전체의 전환점입니다. 현재가는 '틀린 가격'도 '맞는 가격'도 아닙니다. 현재가는 어느 힘이 이기느냐에 걸린 베팅입니다.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모든 사람은, 알든 모르든, a_market을 미는 힘들 중 어느 쪽이 이길지에 베팅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석이 없는 자산을 적정가 점 하나로 못 박으면, 없는 강제 수렴을 있는 것처럼 약속하게 됩니다. 그래서 점 대신 그 점을 미는 힘들의 지도를 그립니다. 비트코인을 미는 힘은 다섯 축입니다.
5.4 a_market을 밀고 당기는 5축 (메커니즘만)
a_market을 움직이는 힘은 양방향 5축으로 정리됩니다. 한 가지를 분명히 구분합니다. 자(공식 a × W ÷ Q)는 금과 똑같지만, 그 a를 미는 드라이버는 자산마다 고유해서 금의 것과 겹치지 않습니다. 금이 4축, 비트코인이 5축인 것은 '금의 4축에 한 축을 덧붙인 것'이 아니라, 애초에 두 자산을 미는 힘의 항목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는 같고 드라이버는 다릅니다. 다만 비트코인엔 다리가 아직 검증 중이라 0 꼬리가 실재하고, 그래서 무가치화 축(⑤)이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각 축은 a를 올리는 끝과 내리는 끝을 함께 가집니다.
| 축 | a를 올림 ↑ | a를 내림 ↓ |
|---|---|---|
| ① 채택 | ETF·기관·상장사·국가 매집 (누적 순유입 약 $56.9B, 기관 비중 24→38%, 상장사 약 6.3% 보유, 국가 약 30만~64만 개) | ETF 순유출 (2026 YTD 약 -$9.5B), 트레저리·국가 후퇴 |
| ② 규제 | 미국 SEC·CFTC '디지털 상품' 분류 확정(2026-03), 현물 ETF 제도화 | 중국 사실상 금지·알제리 전면 금지(2025-07) |
| ③ 할빙 수급 | 신규 발행 절반 감소(900→450/일)의 타이트닝, 역사적 6~18개월 래그 후 | 래그 소멸·구조 변화로 패턴 무효화 |
| ④ 거시 | 통화량(M2) 확장 (장기 탄성 약 2.65배) | 실질금리 급등 시 기회비용 증가, M2-BTC 디커플링 |
| ⑤ 하방·무가치화 | (해당 없음) | 51% 공격·양자 위협·채굴 집중·스테이블코인/CBDC 잠식 → a를 0 방향으로 |
각 축의 현재 강도·시나리오 띠·우리 판단은 적용편(bitcoin-outlook)에서 다룬다. 다섯 축은 서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③ 할빙은 ①채택과 ④거시에 얽혀 작동). 그래서 이 표는 '다섯 힘의 합계'가 아니라, a_market을 미는 힘들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 보여주는 지도다(다섯 개라고 다섯 배로 세지 말 것).
가장 무거운 축은 ① 채택입니다. 정의편이 측정한 사다리가 그대로 a를 미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현물 ETF는 출시 이후 누적 약 $56.9B이 순유입됐고, 그 안의 기관 비중은 1년 새 약 24%에서 약 38%로 올랐습니다 (CryptoSlate). 상장사 합산 보유는 약 126만 개(유통의 약 6.3%), 국가 합산은 약 30만~64만 개(출처 편차)입니다 (bitcointreasuries.net). 다만 같은 축이 반대로도 작동합니다. 2026년 들어서는 ETF에서 순유출이 이어져 연초부터 약 -$9.5B이 빠졌습니다 (TFTC). 사다리를 오르는 힘이 ①축의 위쪽이라면, 사다리를 미끄러지는 힘이 ①축의 아래쪽입니다.
여기서 ①축을 읽을 때 반드시 가를 것이 하나 있습니다. 채택 지표는 가격에 반사적으로 얽혀 있습니다(가격이 오르면 ETF 유입이 늘고 채택 지표가 함께 부풀려집니다). 그래서 ①축의 강도를 읽을 때는, 가격과 분리된 '비가역 채택'(국가의 법정통화 채택, 장기 트레저리[상장사가 곳간에 쌓은 비트코인] 락업처럼 잘 되돌아오지 않는 보유)과, 가격을 좇아 들고 나는 '가격 추종 유입'(ETF 단기 플로우)을 구분해야 합니다. 후자는 a를 미는 독립적 동인이 아니라 가격의 그림자에 가깝습니다. 강세장 직후엔 채택 지표가 부풀고 약세장엔 그 반대로 빠지는데, 이 반사성(가격이 오르면 지표도 함께 부풀어 보이는 거울 효과)을 걷어내지 않으면 가장 무거운 ①축의 설명력 자체가 흔들립니다.
② 규제 축은 양방향의 스위치를 쥡니다. 미국은 2026년 3월 SEC와 CFTC가 비트코인을 "디지털 상품"으로 명시 분류해 제도권 칸을 굳혔지만 (SEC-CFTC), 중국은 거래·채굴을 금지했고 알제리는 2025년 7월 소유·거래·채굴을 전면 범죄화했습니다 (CoinCraddle). ③ 할빙 수급은 비트코인 고유의 단기 동인으로, 신규 발행이 절반으로 줄면 역사적으로 6~18개월 래그 후 가격이 반응했지만, 표본이 4회뿐이라 인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CME Group). ④ 거시는 통화량과의 관계로, 장기 탄성은 약 2.65배지만 2025~2026년 디커플링(M2 확장 중 비트코인만 약 -35%)이 그 상관의 불안정성을 실증했습니다.
5.5 ⑤축: 무가치화 = a가 0으로 가는 길
금에 없던 다섯째 축은 하방·무가치화입니다. 3.3에서 p를 따로 곱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무가치화 위험이 바로 이 축에서 a를 0 방향으로 미는 힘으로 다뤄집니다.
비트코인을 0으로 끌 수 있는 힘들은 실재합니다. 네트워크를 장악하는 51% 공격(블록 생성의 절반 이상을 한 세력이 장악해 거래를 조작하는 공격)은 1주일에 약 $60억, 하드웨어만 약 $100억이 들어 현재로선 억제되고 있고 (HashrateIndex), 암호를 깨는 양자컴퓨터(CRQC: 암호적으로 의미 있는 양자컴퓨터)는 2035년까지 출현 확률이 50%+라는 추정이 있으나 현재 필요한 큐비트(약 50만)에 비해 상업용은 수천 개 수준이라 단기 위협은 아닙니다. 채굴은 상위 2개 풀(Foundry USA 약 24.8%, AntPool 약 18.7%)이 블록의 약 43.5%, 거의 절반을 통제할 만큼 집중돼 있고 (HashrateIndex), 결제·교환 기능은 스테이블코인(시총 약 $307.5B)이, 국가 디지털화폐(CBDC, 134개국 탐색)가 일부를 잠식합니다 (CoinMarketCap, Wikipedia).
⚠️ kill-switch의 정체: 이 자를 0으로 무너뜨리는 스위치는 기술·규제 충격이 채택 후퇴와 동시에 오는 것입니다. 51% 공격이나 양자 돌파가 현실화되고, 동시에 ②축에서 주요국이 금지로 돌고, 정의편이 경고한 은(銀)의 길처럼 중앙은행·국가 보유가 지속적으로 순감소하면, a는 0 꼬리로 향합니다. 이것은 별도로 곱하는 항이 아니라, a를 미는 힘의 한쪽 끝입니다.
5.6 일반 원칙
현금흐름(자석)이 있는 자산은 적정가로 잽니다. 자석이 없는 자산은 적정가가 아니라 드라이버 지도로 잽니다. 금이 그랬듯, 비트코인도 후자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결과물은 "비트코인의 적정가는 얼마"가 아니라 "어떤 힘이 a_market을 어느 쪽으로 미는가"의 지도입니다. 금과 다른 점은 그 지도에 0으로 가는 길(⑤축)이 한 줄 더 그려져 있다는 것뿐입니다.
비트코인엔 자석이 없어 수렴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닻은 a_market(약 0.31%, 금의 약 1/10), 질문은 "어느 힘이 이기나", 자는 5축 힘의 균형입니다. 현재가는 베팅입니다. 금의 4축에 무가치화(⑤축)가 더해진 것이, 다리가 검증 중인 비트코인의 차이입니다.
6. 같은 자가 과거 사이클도 설명한다
자가 한쪽만 맞히는 게 아닌지 보려면, 미래만이 아니라 과거에도 같은 논리로 작동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네 번의 큰 사이클을 지났습니다. 그 사이클들이 같은 자로 설명되는지 봅니다.
6.1 낙폭은 사이클마다 얕아졌다
비트코인은 사이클마다 고점에서 깊게 무너졌습니다. 2011년 약 -93%, 2013~15년 약 -85%, 2017~18년 약 -84%, 2021~22년 약 -77%, 그리고 현재 사이클은 고점 대비 약 -53%(진행 중)입니다 (Bitcoin Magazine Pro, 사이클별 집계). 낙폭이 꾸준히 얕아져 온 것은, 자의 언어로 옮기면 a가 더 큰 진폭으로 출렁이다가 점점 덜 출렁이게 됐다는 뜻입니다. 정의편이 측정한 대로, 사다리를 오를수록 변동성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방향입니다.
출처: Bitcoin Magazine Pro · CoinMarketCap (낙폭 절대값, 현재 사이클 미완)
6.2 할빙 배율도 체감했다 (희소성 신봉의 반례)
할빙 후 고점까지의 상승 배율도 사이클마다 줄었습니다. 1차 할빙 후 약 93배, 2차 약 30배, 3차 약 8.1배, 4차 약 2.0배입니다 (usethebitcoin, Bitget). 여기서 "21M 상한이니 무조건 폭등"이라는 희소성 신봉의 반례가 나옵니다. 공급이 절반으로 줄어도 상승 배율은 사이클마다 4분의 1 수준으로 체감했습니다. 분모(Q)가 단단하다고 값이 무한히 뛰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자석이 없으니, 희소성만으로는 가격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출처: usethebitcoin · Bitget (할빙 당일가 대비 사이클 고점)
6.3 a의 궤적은 올라왔다 (M2 보조눈금)
같은 자의 분자 쪽, a의 역사적 궤적은 올라왔습니다. 세상 부(net W)의 장기 시계열이 없어, 여기서는 보조눈금으로 글로벌 통화량(M2) 대비 비트코인 시총을 씁니다. 그 몫은 2011년 약 0.0004%에서, 2017년 약 0.42%, 2021년 약 1.28%, 2025년 고점 약 2.3%로 올라왔습니다(현재는 약 1% 안팎) (ISABELNET). 채택 드라이버(①축)가 a를 밀어올린 결과입니다. 같은 자가, 낙폭 체감과 a 궤적 상승이라는 두 현상을 한 논리로 설명합니다.
⚠️ 이 a 궤적은 글로벌 M2를 보조 분모로 쓴 추산이라, 본안 a_market(net W 약 $380조 기준 약 0.31%)과는 분모가 다릅니다. M2 수치 자체가 추산이고, 궤적의 방향(상승)만 읽습니다. 절대 수치를 본안 자에 그대로 넣지 않습니다.
6.4 같은 자가 반증 조건도 품는다
같은 자가 정직하다는 증거는 "오를 때만 맞는다"가 아니라 "떨어질 때도, 그리고 틀릴 때도 같은 논리로 설명된다"는 것입니다. 자의 반증은 분명합니다. 다음 큰 폭락에서 비트코인이 또 80%대로 빠지면, 낙폭 체감(6.1)은 우연이었던 셈이고 a의 사다리 가설은 기각됩니다. 정의편이 좌표가 깨지는 조건으로 둔 것과 정확히 같습니다. 표본이 네 번뿐이라, 이 역검증은 "추세"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패턴"까지만 말합니다.
같은 자가 과거 네 사이클도 설명합니다. 낙폭은 얕아졌고(a 진폭 축소), 할빙 배율은 체감했으며(희소성만으로 보장 없음), a 궤적은 올라왔습니다(채택이 밀어올림). 단 표본은 네 번뿐이라 추세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가 무엇을 못 보는지를 공개합니다.
7. 이 자의 정직한 눈금 (한계)
이 자에도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한계를 나열하기 전에, 한 문장을 둡니다.
💡 이 자가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비트코인은 결국 믿음"이라는 막연함을, 세상 부의 몫(a) × 세상 부(W) ÷ 비트코인의 수(Q), 그리고 그 몫을 미는 5축 힘이라는 검증 가능한 구조로 바꿉니다. 아래 한계는 이 자를 부정하는 목록이 아니라, 자가 어디까지 작동하는지 표시한 눈금입니다.
한계를 동급으로 나열하지 않습니다. 두 가지는 이 자의 정체에 닿는 치명 한계라 묶어 강조하고, 나머지는 보정 가능한 한계입니다. 먼저 치명 한계 두 가지입니다.
⚠️ 한계 ① 다리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금에서는 "구매력 보존"이라는 다리가 52년 데이터로 입증됐지만, 비트코인에서는 검증 중입니다(2장). 헷지엔 실패했고 변동성은 금의 약 3.4배이며, 장기(10년) 구매력은 지켰지만 그 길을 견디는 실질 손실 기간이 최장 약 5.2년에 이릅니다. 다리가 끝내 끊긴 채 굳으면, 이 자가 재는 a는 0 꼬리로 향할 수 있습니다. 이 자는 "비트코인이 가치를 지킨다"를 전제하지 않고, "지키는 중인지 검증한다"까지만 합니다.
⚠️ 한계 ② 분모(Q) 유효량이 불확실하다: 4장의 무게 중심인 "유효 Q가 줄어든다"는 영구 유실 추정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비밀번호를 잃은 코인과 신념으로 안 파는 장기 보유자의 코인은 온체인에서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실은 약 230만~290만의 폭이고, 본안 분모를 반박 불가능한 21M으로 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유효·유동 분모는 민감도로만 씁니다.
다음은 보정 가능한 한계입니다.
한계 ③ a는 측정이 아니라 판단이다: 자석이 없으므로 시장이 a(마땅한 몫)로 수렴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a_market(약 0.31%)은 사실이지만, "마땅한 몫"은 5축 힘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에 대한 방향 판단에 의존합니다. 그래서 이 자는 적정가 계산기가 아니라 힘의 균형을 읽는 지도입니다.
한계 ④ W 거품 가능성: 분자가 되는 글로벌 금융자산 약 $380조 자체가 자산 거품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W가 거품이면 a × W도 부풀려집니다. 금과 공유하는 한계입니다.
한계 ⑤ 앵커(자) 선택이 결론을 바꾼다: 이 자는 M2·세상 부를 앵커로 삼습니다. 같은 비트코인을 다른 자로 재면 답이 달라집니다. Stock-to-Flow(S2F: 재고 ÷ 연간 신규 발행으로 희소성을 재는 자)로 재면 다른 값이 나오고(2021년 이후 그 자는 크게 빗나갔습니다), TAM 침투 자로 재면 또 다릅니다(3부 bitcoin-forecasts의 모델 10종). 이 글의 결론은 'M2·세상 부 앵커를 골랐을 때'의 답이지, 모든 자가 동의하는 답이 아닙니다.
한계 ⑥ 표본이 얇다: 비트코인은 17년, 사이클 네 번뿐입니다. 6장의 낙폭 체감·배율 체감·a 궤적 상승은 모두 네 개의 관측치 위에 서 있어, 추세인지 우연인지 단정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초기 사이클(개인·다크웹)과 현재 사이클(ETF·국가)은 시장 구조가 질적으로 다릅니다.
이 글은 비트코인의 "자(尺)", 곧 이 시리즈 2부입니다. 1부 정의편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가 비트코인을 점이 아니라 좌표로 규정한 위에서, 이 글이 세상에 풀린 돈의 양과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견줘 제값을 재는 자를 세웁니다. 그래서 이 자의 답도 점이 아니라 조건부 띠입니다. 이 자를 세워두면, 월가의 여러 목표가가 어디를 보는지 우리 자와는 다른 잣대로 채점하는 3부 비트코인, 월가는 어디를 보고 있나를 이어서 읽을 수 있습니다. 같은 자를 금에 댄 금은 비싼가, 싼가와 나란히 읽으면, 현금흐름 없는 두 자산을 같은 자로 재는 대칭이 선명해집니다. 다만 이 글은 '자(尺)'를 세우는 데까지입니다. 그 자를 실제로 휘둘러 민감도·조건부 띠·실가격을 추정하는 5부 적용편은 비트코인, 지금 비싼가 싼가입니다. 지금 당장 "비트코인이 지금 비싼가 싼가"가 궁금하다면, 그 적용편이 이 자를 실제로 대고 직접 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