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그랜덤: 시점은 틀려도 측정은 맞다
그런데 그는 붕괴 시점을 거의 매번 크게 빗나갔습니다.
수익률도, 시점도 빗나갔습니다.
그런데도 왜 월스트리트는 그의 다음 한마디를 기다릴까요. 그가 진짜로 옳았던 단 하나는 무엇일까요. 그 답이 이 글입니다.
먼저 당신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당신은 어느 날 뉴스에서 이런 헤드라인을 봤을 것입니다. "전설적 투자자, 또 한 번 폭락을 경고하다." 기사 속 인물은 차분한 영국식 억양으로 시장이 거품이라고 말합니다. 당신은 잠시 불안해집니다. 그리고 검색해봅니다. 그런데 곧 다른 기사가 나옵니다. "그가 작년에도 폭락을 말했지만 시장은 올랐다." 당신은 헷갈립니다. 이 사람 말을 들어야 하나, 무시해야 하나.
이 글은 바로 그 헷갈림을 다룹니다. 그 인물의 이름은 제레미 그랜덤입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당신이 들어야 할 것과 무시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그랜덤은 1938년 잉글랜드에서 태어나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거쳐, 1977년 보스턴에서 자산운용사 GMO를 공동 창업했습니다(Wikipedia). 그가 평생 믿은 단 하나의 원리는 평균회귀입니다. 모든 자산 가격은 역사적 정상에서 멀어지면 결국 그리로 되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이 원리로 그는 일본(1989), 닷컴(2000), 미국 주택(2008) 버블을 사전에 경고했고, 그래서 명성을 얻었습니다. 한 가지를 먼저 분명히 해 둡니다. 그랜덤은 개별 종목을 골라 사는 가치투자자가 아닙니다. 그는 자산군 단위로 밸류에이션을 보고 비중을 조절하는 자산배분가입니다. 그래서 그에게서 가져갈 것도 "어떤 종목을 사라"가 아니라 "비싼 자산군의 비중을 어떻게 다룰까"입니다.
그런데 그의 성적표는 명성과 어긋납니다. 그가 운용에 관여한 GMO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최근 10년 연 약 8%대로, 동기간 주식 중심 벤치마크에 다소 못 미쳤습니다(GMO 공식. 과거 성과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즉 그는 주식지수는 못 이겼습니다. 그리고 붕괴 시점은 거의 매번 틀렸습니다. 2021년 그는 "에픽 버블"이 그해 늦봄 터진다고 봤지만, 2021년 S&P 500은 약 +27% 올랐습니다.
이 글은 그 모순을 풉니다. 다 틀린 사람의 무엇이 옳았는가. 그가 평생 측정한 단 하나의 진실은 무엇이며, 그것은 "언제"를 말해주지 않는데도 왜 쓸모가 있는가. 다만 미리 한 가지는 짚어둡니다. 그의 결정적 약점은 펀드 수익률이 아니라 시점입니다(펀드 수익률은 뒤에서 보겠지만 자산배분 펀드라는 점을 감안해 읽어야 공정합니다). 다섯 개의 장으로 그의 생각을 분해해, 그중 펀드도 평판도 없는 당신이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규율만 도구로 바꿔 드리겠습니다. 다만 먼저 정직해지겠습니다. 그는 예언자가 아닙니다. 그는 측정자입니다. 그리고 측정과 예언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 핵심 요약: 제레미 그랜덤은 1977년 설립된 자산운용사 GMO의 공동창업자로, 평균회귀(가격이 역사적 정상에서 크게 벗어나면 결국 그 정상으로 되돌아오는 경향)에 기반한 투자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는 일본(1989)·닷컴(2000)·미국 주택(2008) 버블을 사전에 경고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 터질지는 거의 못 맞혔습니다. 2021년 초 그는 시장이 "에픽 버블"이며 그해 늦봄에 붕괴할 것이라 예고했지만, 2021년 S&P 500은 약 27퍼센트 올랐습니다. 2023년에는 S&P 500이 3,2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으나 그해 약 24퍼센트 올랐습니다. 그가 운용에 관여한 GMO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GMWAX)는 최근 10년 연 약 8퍼센트대로, 동기간 주식 중심 벤치마크에 다소 못 미쳤습니다(GMO 공식. 과거 성과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즉 그는 주식지수는 못 이겼습니다. 다만 GMWAX는 여러 자산을 섞는 자산배분 펀드라, 주식 중심 지수와의 비교는 같은 종류끼리의 비교가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 읽어야 공정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의 기여인가. 그가 실증한 단 한 가지 사실입니다. 지난 100년간 선진국 주식시장에서 추세 대비 2-시그마(통계적으로 약 35년에 한 번 나오는 극단)를 넘은 버블은 결국 버블 직전 추세선으로 되돌아왔습니다(전고점 회복이 아니라 추세선 복귀입니다). 따라 할 것은 그의 붕괴 예고일이 아니라, "비싼 자산은 미래 수익이 낮고 결국 회귀한다"는 사실을 비중 규율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점을 맞히려는 도박이 아니라, 안 쓸 돈으로만 버티는 구조입니다.
프롤로그: 위인전이 아닙니다
이 글은 그랜덤의 생애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영국 소년이 어떻게 하버드를 거쳐 보스턴의 운용사를 세웠는가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우리가 보려는 것은 다릅니다. 그의 명성을 만든 "엔진"이 무엇이었고, 그 엔진의 어느 부분이 복제 가능하며 어느 부분이 불가능한가입니다.
먼저 성적부터 정직하게 봅시다. 이것은 그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가져갈 것을 정확히 가리기 위해서입니다.
| 항목 | 수치 | 출처 |
|---|---|---|
| GMWAX 펀드 10년 연환산 | 약 8%대 (동기간 주식 중심 벤치마크에 다소 못 미침. 즉 주식지수는 못 이김) | GMO 공식 |
| GMWAX 펀드 5년 연환산 | 동기간 벤치마크와 거의 동률 | GMO 공식 |
| 2021년 예측 | 에픽 버블, 늦봄 붕괴 → 2021년 S&P 500 약 +27% | GMO·복수 보도 |
| 2023년 예측 | S&P 500 3,200 가능 → 2023년 약 +24%, 약 4,770 마감 | Fortune·복수 보도 |
버블 경고로는 유명하지만 수익률도 시점도 명성을 받쳐주지 못합니다. 그의 결정적 약점은 시점입니다. 펀드 미달은 약점의 보조 증거일 뿐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GMWAX는 자산배분 펀드인데 비교 대상이 주식 중심 벤치마크라 주식 강세 구간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하고(동종 펀드끼리의 비교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회귀에 20년 이상 걸린다고 본 사람에게 10년이라는 측정 창은 짧습니다. 과거 성과·예측은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자, 이것이 그의 약점입니다. 펀드 수익률은 주식지수에 졌고, 붕괴 시점은 거의 매번 빗나갔습니다. 그를 "맨날 틀리는 비관론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근거가 바로 이 표입니다. 흔히 함께 인용되는 GMO 운용자산 감소는 4장에서 따로 다룹니다. 그것은 수익률·시점 같은 약점과는 결이 다른, 버티기의 직업적 대가에 가까운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표에는 한 칸이 빠져 있습니다. 그가 진짜로 옳았던 단 하나입니다. 여기서 이 글의 닻을 박습니다. 그랜덤이 평생 측정한 것은 단 하나의 사실입니다. 지난 100년간 선진국 주식시장에서, 가격이 추세 대비 2-시그마(통계적으로 약 35년에 한 번 나오는 극단적 이탈)를 넘긴 버블은 결국 버블 직전의 추세선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입니다(GMO "Let The Wild Rumpus Begin", 2022). 단 일부 버블은 그 전에 3-시그마로 더 커진 뒤에야 회귀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이 글에서 가장 자주 나올 단어 하나를 그림으로 박아두겠습니다. 추세선입니다. 추세선은 그 시장이 장기간 평균적으로 그려온 우상향 성장 경로입니다. 한 번 찍은 최고점인 전고점과는 다릅니다. "추세선으로 돌아온다"는 것과 "다시 전고점까지 오른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입니다.
개념적 시각화입니다. 그랜덤이 말한 "회귀"는 부풀었던 버블(보라)이 전고점(맨 위)이 아니라 추세선(파랑 점선)으로 떨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추세선 복귀와 전고점 회복은 다른 사건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정확히 해 둬야 합니다. 첫째, 그가 말한 회귀는 "전고점 회복"이 아니라 "버블 직전 추세선으로의 복귀"입니다. 둘째, 이 "예외 없음"은 무제한의 법칙이 아니라 범위가 붙은 명제입니다. 대상은 선진국 주식시장이고, 기준은 전고점이 아니라 추세선이며, 버블 여부도 상당 부분 사후에 정의됩니다. 이 범위를 잊고 "모든 자산은 무조건 곧 제자리로 온다"로 부풀리면, 그것은 그랜덤의 실증이 아니라 그 실증의 오독입니다.
이 명제의 정확한 모양을 보는 것이 이 글의 전부입니다. 이것은 "버블은 곧 터진다"는 타이밍 명제가 아닙니다. "버블은 결국 추세선으로 돌아온다"는 방향 명제입니다. "곧"과 "결국"의 차이가 그랜덤의 명성과 그의 빗나간 콜을 동시에 설명합니다. 그는 "결국"을 정확히 봤고, "곧"을 거의 못 봤습니다. 그리고 이 둘을 헷갈린 것이,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그를 맹신하는 사람들 양쪽의 실수입니다.
가져갈 수 있는 것과 가져갈 수 없는 것 (먼저 선을 긋는다)
대부분의 거장 글에서 왼쪽 칸(못 가지는 것)은 "수익률의 증폭기"입니다. 그런데 그랜덤의 경우, 왼쪽 칸은 증폭기가 아니라 "일찍 틀려도 버틸 수 있게 해준 받침대"입니다. 그는 1998년부터 기술주가 비싸다며 빠졌고, 그 대가로 2년 넘게 시장에 졌으며, 고객이 대거 이탈해 운용자산이 약 3분의 1 줄었습니다(Institutional Investor). 그래도 그는 폐업하지 않았습니다. 35년 된 플랫폼과 기관 자본이 그를 버티게 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에게는 그 받침대가 없습니다.
| 그랜덤에게만 있던 것 (개인은 못 가진다) | 우리가 가져갈 규율 (펀드·평판 없이도 쓸 수 있는 것) |
|---|---|
| 35년 GMO 플랫폼과 영구에 가까운 기관 자본 (일찍 틀려도 폐업 안 함) | 안 쓸 돈으로만 길게 투자해, 일찍 틀려도 강제 청산당하지 않는 구조 |
| 붕괴 시점을 외쳐도 되는 자리 (맞으면 영웅, 틀려도 다음 기회) | 언제를 맞히려 하지 않고 결국의 방향에만 비중을 거는 절제 |
| 33개 원자재·100년 시계열 같은 거대 리서치 인프라 | P/E·CAPE 같은 공개 지표로 지금 비싼가만 묻는 간단한 점검 |
| 2-시그마를 측정하는 통계 모델 | 광기의 행동 신호(과도한 IPO·옵션 투기·이번엔 다르다)로 과열을 읽는 눈 |
| 빗나가도 신뢰를 유지하는 평판 | 빗나가는 동안 조롱을 견디는 대신, 애초에 한 방향에 전부 걸지 않는 분산 |
| 사실상 무한한 투자 수명 (기관 자본은 세대를 넘어 결국을 기다린다) | 회귀가 내 생애 안에 온다는 보장이 없음을 받아들이고, 한 자산·한 시점에 운명을 걸지 않는 절제 |
왼쪽은 그를 일찍 틀려도 버티게 해준 받침대이자, 동시에 개인이 흉내 내면 위험한 것입니다. 오른쪽은 받침대 없이도 쓸 수 있는 자기 규율입니다. 왼쪽이 없다고 낙담할 필요 없습니다. 그가 측정한 진실은 오른쪽 칸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선을 그었으니 분명히 해 둡시다. 이 글이 약속하는 것은 오른쪽 칸입니다. 안 쓸 돈으로만 길게 투자하기, "언제"가 아니라 "결국"에 비중 걸기, 공개 지표로 "지금 비싼가" 점검하기, 행동 신호로 과열 읽기, 한 방향에 전부 걸지 않기. 이것들은 35년 플랫폼도, 거대 리서치팀도, 평판도 필요 없는 자기 규율입니다. 왼쪽 칸은 인정하고 넘어갑니다. 우리는 그의 붕괴 예고일을 복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가 "결국"을 봤으면서도 "언제"를 못 봐 자기 펀드로 시장을 못 이겼다는 사실 자체가, 이 글의 논제를 떠받치는 증거입니다. 측정의 천재조차 타이밍은 못 맞혔다면, 우리가 타이밍을 맞히려는 것은 더더욱 도박입니다.
이제 그 체계를 분해합니다. 1장과 2장은 그가 "무엇을 측정했는가"(평균회귀와 버블), 3장은 "왜 시점을 못 맞혔는가"(그리고 그것이 왜 약점이 아닌가), 4장은 "그가 일찍 틀려도 버틴 대가"(커리어 리스크), 5장은 "그가 스스로 틀렸다고 인정한 것들"(정직함)입니다.
1. 평균회귀: 그가 평생 측정한 단 하나
1.1 그의 말: "비싼 자산은 더 낮은 수익을 낳는다"
그랜덤이 평생 붙들고 있던 단 하나의 생각을 비유로 시작하겠습니다. 시장을 고무줄에 매달린 추라고 생각해 봅시다. 추는 평소 가운데(역사적 정상 가격)에 머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흥분하면 추를 한쪽으로 잡아당깁니다. 추가 멀리 갈수록 고무줄의 복원력은 강해집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가운데로 돌아옵니다. 이 복원력이 평균회귀입니다. 그랜덤이 한 일은 이 추가 평소보다 얼마나 멀리 갔는지를 100년 데이터로 측정한 것입니다.
개념적 시각화입니다. 가운데(정상)에서 추가 멀리 당겨질수록(버블) 고무줄의 복원력은 강해집니다. 그러나 고무줄이 "언제" 추를 다시 끌어당길지는 이 그림이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것이 그랜덤의 명성과 빗나간 콜을 동시에 설명합니다.
그가 이 생각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한 문장이 있습니다.
💡 "당신이 결코 바꿀 수 없는 단 하나의 현실은, 더 비싼 자산이 더 싼 자산보다 더 낮은 수익을 낳는다는 것이다." (그랜덤, GMO "Waiting for the Last Dance", 2021)
이 문장이 평균회귀의 핵심입니다. 가격과 미래 수익은 반대 방향입니다. 비싸게 사면 미래 수익이 낮고, 싸게 사면 미래 수익이 높습니다.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시장에 흥분이 돌면 사람들은 정확히 반대로 믿습니다. 많이 오른 것이 더 오를 것 같고, 안 오른 것은 영영 안 오를 것 같습니다.
그랜덤은 이 회귀가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지표로 기업의 이익마진을 꼽았습니다.
"이익마진은 아마도 금융에서 가장 평균회귀 성향이 강한 시계열일 것이다. 이익마진이 평균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자본주의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랜덤, Barron's 인용. 정확한 발행일은 미확인)
그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어떤 기업이 높은 이익을 내면, 경쟁자들이 그 시장에 몰려듭니다. 경쟁이 늘면 이익은 깎입니다. 이익이 너무 낮아지면 일부 기업이 시장을 떠나고, 남은 기업의 이익이 회복됩니다. 이 순환이 작동하는 한 이익마진은 한곳에 머물 수 없습니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기본 작동 원리이고, 그랜덤이 회귀를 믿은 이유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평균회귀는 깨질 수 없는 법칙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그랜덤 자신이 이 법칙의 한 부분을 직접 고쳤습니다. 흥미롭게도 그 수정이 회귀를 무너뜨리기는커녕, 그가 데이터 앞에서 자기를 고치는 측정자임을 보여줍니다. 회귀는 죽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가 생각한 것보다 느렸습니다.
1.2 실제 사례: 7년이 20년이 되다 (그가 스스로 고친 부분)
그랜덤은 이 평균회귀를 7년 예측 모델로 만들었습니다. GMO는 매월 각 자산군의 향후 7년 실질수익률 전망을 공개합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자산이 7년 안에 역사적 정상 밸류에이션으로 돌아온다고 가정하고, 거기에 도달하려면 연 몇 퍼센트가 나와야 하는지를 역산하는 것입니다(Institutional Investor). 비싸면 마이너스가, 싸면 플러스가 나옵니다.
그런데 2010년대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추가 가운데로 안 돌아왔습니다. 미국 주식은 비쌌는데도 계속 올랐습니다. 그랜덤의 7년 예측은 미국 주식 수익률을 크게 낮게 봤고, 실제는 정반대였습니다.
| 자산군 | GMO 예측 | 실제 | 차이 |
|---|---|---|---|
| 미국 대형주 | -1.6% | +1.7% | +3.3%p |
| 미국 소형주 | -1.3% | +5.2% | +6.5%p |
| 신흥시장 주식 | +6.4% | +14.84% | +8.44%p |
| 미국 국채 | +2.2% | +3.43% | +1.23%p |
GMO 7년 예측 vs 실제 (2004년 5월 예측 → 2011년 6월 결과, 실질 연환산). GMO는 자산군 전반의 수익률을 평균 약 2.8%p 낮게 예측했습니다. 회귀가 예측만큼 빨리·깊이 오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단 자산군 간 상대 순위는 대체로 맞혔습니다(소형주 제외). 출처: White Coat Investor
여기서 그랜덤의 학자다운 면모가 드러납니다. 그는 모델을 고집하지 않고, 회귀가 느려졌다고 스스로 수정했습니다.
💡 핵심: 그는 "회귀는 죽지 않았다, 다만 느려졌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회귀 소요 기간: 약 7년(1900~1997년 데이터 기준) → 약 20년으로 수정
회귀 도달 수준: 역사적 평균 100퍼센트 → 약 3분의 2 수준으로 수정
(출처: GMO "I Do Indeed Believe the U.S. Market Will Revert Toward Its Old Means, Just Very Slowly". 구체 수치 약 20년·약 3분의 2는 GMO 페이지 추출값이며, 원문 표현 직접 대조는 미완입니다.)
이익마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GMO의 한 동료(James Montier)는 2012년 자신이 "이익마진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예측했으나 틀렸음을 2023년 백서에서 공개 인정했습니다. 1950~2011년 평균 이익마진은 약 6.3%였는데, 2012~2022년에는 약 9.5%로 오히려 높아진 채 머물렀습니다. 그는 그 원인을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에서 찾았습니다(GMO 백서, 2023). 회귀를 막은 것은 시장의 마법이 아니라, 회귀의 전제(경쟁이 이익을 깎는다)를 정부 지출이 일시적으로 무력화한 것이었습니다.
시간표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극단까지 갈 수 있는지, 한 사례가 보여줍니다. 일본 주식시장은 1989년 말 정점을 찍은 뒤 무너졌고, 그 정점(닛케이 약 38,900)을 다시 회복하는 데 약 34년이 걸렸습니다(닛케이는 2024년에야 1989년 고점을 넘어섰습니다). 추세선으로의 회귀와 전고점 회복은 다른 말이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결국"은 한 사람의 투자 수명보다 길 수도 있습니다. 1989년에 일본 주식에 전 재산을 넣고 "결국 회복된다"며 버틴 개인이 있었다면, 그는 회복을 보기 전에 은퇴했거나 세상을 떠났을 수 있습니다.
이 사례가 말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평균회귀는 실재하지만 시간표가 없습니다. 7년이 20년이 될 수도 있고, 전고점 기준으로는 34년이 걸린 시장도 있습니다. 둘째, 그랜덤은 틀렸을 때 모델을 수정한 측정자였습니다. 예언자는 틀려도 예언을 안 바꿉니다. 측정자는 데이터가 어긋나면 측정을 고칩니다.
한 가지 먼저 짚고 갑니다. 비중을 낮추라는 말이 "그러면 결국 분산투자하라는 뻔한 얘기 아닌가"로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지 모릅니다. "결론이 비중 조절이라면, 결국 뻔한 얘기 아닌가?" 그렇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 비중 규율은 "타이밍을 못 맞혀서" 가는 도피처가 아닙니다. 평생 타이밍을 연구한 그랜덤조차 시점을 못 맞혀 자기 펀드로 시장에 졌습니다. 그 사람이 도달한 결론이 "시점을 맞히지 말고 비싼 것의 비중을 규율로 낮춰라"였습니다. 그가 그렇게 한 이유를 끝까지 따라가면, 비중 규율은 "타이밍은 못 맞힌다는 것을 정확히 이해했기 때문에" 도달하는 결론이 됩니다. 그리고 분명히 해 둡니다. 이 글은 특정 자산군을 사라거나 팔라고 권하지 않습니다. 그랜덤이 무엇을 주장했는지를 소개할 뿐, 당신의 자산 배분은 당신의 판단입니다.
1.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곧"이 아니라 "결국"에 비중을 걸어라
그랜덤의 1장을 개인의 도구로 바꾸면, 그것은 평균회귀를 "언제"의 도구가 아니라 "얼마나"의 도구로 쓰는 것입니다. 추가 멀리 갔다는 것은 "곧 돌아온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사면 미래 수익이 낮다"는 뜻입니다.
💡 핵심: 어떤 자산이 비싸 보일 때, 팔지 말지를 묻기 전에 비중을 어떻게 할지 묻습니다.
1단계. "이 자산은 역사적 정상보다 비싼가, 싼가?" P/E(주가수익비율, 쉽게 말해 이익 1원을 사는 데 드는 가격)나 CAPE(경기조정 P/E, 10년 평균 이익 기준 P/E) 같은 공개 지표로 대략의 위치만 봅니다. 이런 지표는 증권사 앱이나 금융 포털에서 종목별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단계. "비싸다면, 그것은 지금 팔라는 신호가 아니라 미래 수익이 낮을 것이라는 신호다." 곧 떨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3단계. "그렇다면 전부 파는 도박 대신, 비싼 것의 비중을 조금 낮추고 싼 것의 비중을 조금 높인다." 시간표가 없으니 한 번에 걸지 않습니다.
⚠️ 주의: "비싸니까 곧 떨어진다"는 평균회귀의 가장 흔한 오독입니다. 그랜덤조차 회귀가 7년 걸릴 줄 알았다가 20년으로 고쳤습니다. 비싼 자산은 더 비싸진 다음에 떨어질 수도 있고, 당신이 다 팔고 빠진 뒤에 몇 년을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회귀는 방향은 알려주지만 시점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시점에 전부를 거는 순간,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 됩니다.
핵심 전환은 "비싸니까 판다"에서 "비싸니까 비중을 낮추고 낮은 미래 수익을 각오한다"로 바꾸는 것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덧붙입니다. 밸류에이션에 따라 비중을 조절한다고 해서 더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랜덤 자신이 평생 그렇게 하고도 자기 펀드로 시장을 못 이겼습니다. 이 규율의 보상은 "더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비쌀 때 몰빵하는 큰 실수를 피하고, 회귀를 기다리는 동안 무너지지 않는 것"입니다. 전자는 타이밍이고 후자는 규율입니다.
1장 결론: 그랜덤의 평균회귀는 "비싸면 곧 떨어진다"가 아니라 "비싸면 미래 수익이 낮고 결국 회귀한다"는 방향 명제입니다. 회귀는 실재하되 시간표가 없고, 그랜덤은 그 속도가 느려졌음을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니 평균회귀는 타이밍 도구가 아니라 비중 도구로 씁니다.
2. 버블: 광기를 측정하는 법
2.1 그의 말: "버블의 가장 믿을 만한 신호는 미친 행동이다"
그랜덤은 버블을 "느낌"으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숫자로 정의했습니다. 어떤 자산이 장기 추세에서 통계적으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시그마(표준편차, 평균에서 떨어진 정도를 재는 단위)로 측정했습니다. 2-시그마가 버블의 기준이 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표준편차의 2배만큼 벗어났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좀처럼 나오지 않는 극단(약 35년에 한 번꼴)이라는 뜻입니다. 즉 2-시그마는 "그냥 좀 비싼" 정도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드문 과열"이라는 신호입니다.
개념적 시각화입니다. 가격이 추세에서 2-시그마(보라) 벗어나면 버블, 3-시그마(빨강) 이상이면 슈퍼버블입니다. 2-시그마만 해도 통계적으로 약 35년에 한 번 나오는 드문 극단입니다.
| 구분 | 기준 | 통계적 빈도 |
|---|---|---|
| 일반 버블 | 추세 대비 2-시그마 이탈 | 실제 시장에서 약 35년에 1회 |
| 슈퍼버블 | 추세 대비 3-시그마 이상 이탈 (그가 슈퍼버블을 3-시그마 사건으로 정의한다고 명시) | 100년에 몇 차례 |
| 핵심 실증 | 지난 100년 선진국 주식시장의 2-시그마 버블은 결국 버블 직전 추세선으로 복귀(일부는 슈퍼버블, 즉 3-시그마로 더 커진 뒤) | 추세선 기준 예외 0건 |
버블은 감이 아니라 측정입니다. 버블 위계는 2-시그마(버블)·3-시그마(슈퍼버블) 한 줄로 읽으면 됩니다. 단 세 가지 단서가 붙습니다. 회귀의 기준은 전고점이 아니라 추세선이고, 대상은 선진국 주식시장이며, 버블 여부는 상당 부분 사후에 정의됩니다. 출처: GMO Let The Wild Rumpus Begin(2022)
그런데 그랜덤의 가장 중요한 통찰은 따로 있습니다. 고평가만으로는 버블이 터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버블이 언제 터질지를 예측하는 것은 밸류에이션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고평가는 버블이 터지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그랜덤, GMO "Waiting for the Last Dance", 2021)
이것이 그의 명성과 빗나간 콜을 동시에 설명하는 문장입니다. 비싸다는 것(밸류에이션)은 "버블이다"를 말해주지만 "곧 터진다"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끝을 알려주는가. 그랜덤의 답은 투자자의 행동이었습니다.
"역사상 거대한 버블들의 마지막 단계에서 가장 믿을 만한 단 하나의 특징은, 정말로 미친 투자자 행동이었다." (그랜덤, GMO "Waiting for the Last Dance", 2021)
밸류에이션은 추가 얼마나 멀리 갔는지를 말하고, 광기 어린 행동은 고무줄이 끊어지기 직전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그랜덤이 버블의 "끝물"을 읽으려 본 것은 P/E가 아니라 사람들의 도취였습니다.
2.2 실제 사례: 2021년, 측정은 맞고 시점은 틀리다
2021년 1월, 그랜덤은 시장이 "완전히 무르익은 에픽 버블"이라고 선언했습니다(GMO "Waiting for the Last Dance"). 그가 든 근거는 가격이 아니라 행동이었습니다.
| 신호 | 수치 |
|---|---|
| IPO 건수 | 2020년 480건 (2000년 닷컴 정점 406건 초과) |
| 콜옵션 거래량 | 2020년 전년 대비 약 8배 증가 |
| 1년 내 3배 오른 종목 | 비마이크로캡 150개 (이전 10년 어느 해보다 3배 많음) |
| 버핏 지표(시총/GDP) | 2000년 기록 돌파 |
2021년 그랜덤이 든 광기의 행동 신호. 그가 본 것은 가격이 아니라 도취였습니다. 이 측정 자체는 정확했습니다. 출처: GMO Waiting for the Last Dance(2021)
그리고 그는 한 가지를 더 했습니다. 시점을 예고한 것입니다. "이 버블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긴 기간은 2021년 늦봄이나 초여름"이라고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2021년 S&P 500은 약 +27% 올랐습니다. 붕괴는 그해에 오지 않았습니다(일부 하락은 2022년에 왔습니다). 측정은 정확했고, 시점은 빗나갔습니다.
이 한 사례가 이 글의 핵심을 전부 담고 있습니다. 그랜덤은 "버블이다"(2-시그마 이탈, 광기 어린 행동)를 정확히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곧 터진다"(늦봄)를 틀렸습니다. 그 자신이 "고평가는 충분조건이 아니다"라고 말해놓고, 정작 시점을 예고하는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것입니다. 측정의 대가조차 시점 앞에서는 평범한 인간이었습니다.
그가 반복해서 쓴 한 문장이 이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버블에서 분별 있는 가치 투자자는 언제나 너무 일찍 팔고, 폭락장에서는 언제나 너무 일찍 산다." (그랜덤, GMO "Reinvesting When Terrified", 2009)
그는 자신이 "너무 일찍"의 사람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측정자의 숙명입니다.
2.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가격은 비중을, 행동은 경계를 정한다
그랜덤의 2장을 개인의 도구로 바꾸면, 두 가지 신호를 섞지 않고 따로 쓰는 것입니다. 가격이 비싼지는 비중을 정할 때 쓰고, 사람들이 미쳤는지는 위험을 키우지 말아야 할 때를 알 때 씁니다.
💡 핵심: 밸류에이션과 행동 신호는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섞지 않습니다.
가격 신호(비싼가): "비중을 어떻게 할까"에 답합니다. 비싸면 비중을 낮춥니다. 천천히.
행동 신호(미쳤는가): "지금 위험을 키워도 되나"에 답합니다. 주변에서 "이번엔 다르다", "안 사면 바보"라는 말이 들리고, 빚내서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 그때는 새 위험을 더하지 않습니다.
둘의 공통점: 어느 쪽도 "지금 다 팔아라"를 뜻하지 않습니다. "비중을 낮추고, 새 빚을 안 지고, 더 추격하지 않는다"는 절제일 뿐입니다.
⚠️ 주의: 광기 어린 행동이 보인다고 해서 "끝이 내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랜덤은 IPO 급증과 옵션 투기를 정확히 측정하고도 시점을 일 년 넘게 빗나갔습니다. 광기는 생각보다 오래갑니다. 그래서 행동 신호는 "지금 빠져나가라"가 아니라 "지금부터는 위험을 더하지 마라"로 읽어야 합니다. 케인스의 말을 그랜덤이 자주 빌렸듯, 시장은 당신이 버틸 수 있는 것보다 더 오래 비이성적일 수 있습니다.
핵심 전환은 "버블이 보이면 도망친다"에서 "버블이 보이면 위험을 더하지 않는다"로 바꾸는 것입니다.
2장 결론: 그랜덤은 버블을 통계(2-시그마)로 정의하고, 끝물은 광기 어린 행동으로 읽었습니다. 2021년 그는 버블이라는 측정은 맞혔고 붕괴 시점은 틀렸습니다. 가격은 비중을, 행동은 경계 수위를 정합니다. 어느 쪽도 "다 팔아라"가 아닙니다.
3. 영구 비관론: 왜 자꾸 일찍 틀리는가
3.1 그의 말: "좋은 아이디어도, 그걸 기다리다 폐업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영구 비관론이라는 비판을 정면으로 보기 전에, 그랜덤 자신이 그 약점을 어떻게 말했는지부터 보겠습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비판자보다 더 솔직했습니다.
"버블이 언제 터질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랜덤, Wikipedia 기록)
평생 버블을 연구한 사람이 "버블 시점은 예측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모순이 아닙니다. 그는 버블이 무엇인지는 측정할 수 있어도, 언제 끝날지는 측정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그가 더 솔직하게 말한 문장도 있습니다.
💡 "훌륭한 아이디어는 결국 옳은 것으로 판명되지만, 그것을 기다리다 폐업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랜덤, 저서 "The Making of a Permabear")
이 문장이 영구 비관론 비판에 대한 그의 답입니다. 그는 자신이 "결국 옳지만 일찍 틀리는" 사람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찍 틀림"이 직업적으로 얼마나 위험한지도 알고 있었습니다(이 위험이 4장의 주제입니다).
3.2 실제 사례: 빗나간 콜의 목록, 그리고 그것이 증명하는 것
그의 빗나간 콜을 숨기지 않겠습니다. 오히려 정직하게 나열하는 것이 이 글의 논점입니다.
| 시기 | 예측 | 실제 결과 |
|---|---|---|
| 2021년 초 | 에픽 버블, 늦봄 붕괴 | 2021년 S&P 500 약 +27% |
| 2022년 1월 | 공정가치 약 2,500 (당시 약 4,700), 약 47% 하락 | 2022년 약 -18~19% (방향은 맞으나 낙폭 과대) |
| 2023년 초 | 연말 S&P 500 약 3,200 | 2023년 약 +24%, 약 4,770 마감 |
| 2024년 초 | 미국 주식 회피 권고 | 2024년 약 +23% |
그랜덤의 빗나간 시점 콜. 방향성 예측 정확도는 한 추적 연구에서 약 44퍼센트(구루 평균 약 47퍼센트 하회, 표본 27건으로 신뢰도 제한)였습니다. 시점을 맞히려 한 시도는 거의 다 빗나갔습니다. 출처: GMO 보고서·Fortune·복수 보도
이 목록을 보면 "역시 맨날 틀리는 비관론자"라고 결론 내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정반대의 의미가 보입니다.
💡 핵심: 그의 시점 콜이 빗나간 것은, 그의 핵심 논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의 논제: "밸류에이션은 버블을 식별하지만(필요조건), 언제 터질지는 말하지 못한다(충분조건 아님)."
그의 빗나간 콜: 평생 밸류에이션을 연구한 사람이, 밸류에이션으로 시점을 맞히려다 거의 다 틀렸습니다.
결론: 이보다 강한 증거가 있을까요. 측정의 대가조차 시점을 못 맞혔다면, 시점은 원래 못 맞히는 것입니다. 시점을 한두 번 맞히는 사람은 있어도, 같은 사람이 반복해서 맞히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이것은 그랜덤만의 약점이 아니라 시점이라는 것의 속성입니다. 그의 실패는 "밸류에이션 = 타이밍 도구"라는 통념에 대한 반증 실험입니다.
동시에, 그가 결정적으로 맞힌 순간도 있었음을 기록해야 공정합니다. 2009년 3월, S&P 500이 약 666까지 떨어진 바로 그 무렵, 그는 "공포 속에서 재투자하라(Reinvesting When Terrified)"는 메모를 내고 주식 매수 복귀를 권했습니다(GMO, 2009). 이것은 시장 바닥 근처의 정확한 콜이었습니다. 다만 그조차 "당신은 결코 최저점을 잡지 못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맞힐 때조차 그는 시점이 아니라 방향을 본 것입니다.
"시장은 터널 끝의 빛을 볼 때 돌아서지 않는다. 모든 것이 캄캄할 때, 다만 어제보다 아주 약간 덜 캄캄할 때 돌아선다." (그랜덤, "Reinvesting When Terrified", 2009)
마지막으로 한 가지 반론을 정직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 주의: 날카로운 비판이 하나 있습니다. "결국 회귀한다"는 시점을 못 박지 않으므로, 안 떨어지면 "아직 결국이 안 왔다"고 하면 그만이라는 것입니다. 반증할 수 없는 주장은 과학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이 비판은 절반은 맞습니다. 시점을 빼면 명제는 그만큼 느슨해집니다. 다만 그랜덤의 실증은 무제한 명제가 아니라 범위가 붙은 명제입니다. 대상은 선진국 주식시장, 기준은 추세선(전고점이 아니라), 임계는 추세 대비 2-시그마입니다. 이 범위 안에서는 "추세선으로 돌아오지 않은 2-시그마 버블"이 발견되면 반증됩니다. 그러니 이 명제는 "언제"는 검증할 수 없지만 "결국 추세선으로 오는가"는 검증할 수 있는, 절반만 느슨한 주장입니다. 우리가 가져갈 것은 그 검증 가능한 절반(방향)이지, 검증 불가능한 절반(시점)이 아닙니다.
3.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시점을 맞히려는 충동을 규율로 묶어라
그랜덤의 3장을 개인의 도구로 바꾸면, "나는 시점을 못 맞힌다"를 인정하고 그 인정을 규칙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평생 연구한 그도 못 맞히는 것을, 우리가 맞힐 수 있다고 믿는 것이 가장 큰 위험입니다.
💡 핵심: "지금이 꼭지/바닥 같다"는 느낌이 들 때, 그 느낌으로 결정하지 말고 미리 정한 규칙으로 결정합니다.
1단계. 비중 한도. "어떤 자산도 전체의 몇 퍼센트를 넘기지 않는다"를 미리 정합니다. 비싸지면 자동으로 한도에 걸려 일부 팔게 됩니다.
2단계. 정기 리밸런싱. 분기나 반기마다 정해진 비율로 되돌립니다. 오른 것을 일부 팔고 빠진 것을 일부 삽니다. 시점 판단이 끼어들 틈을 없앱니다.
3단계. 한 방향 베팅 금지. "곧 폭락한다"는 확신이 들어도 전부 현금화하지 않습니다. 그랜덤도 그 확신으로 일찍 틀렸습니다.
⚠️ 주의: 가장 위험한 순간은 "이번 신호는 너무 명백해서 내가 맞힐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입니다. 그랜덤의 신호는 늘 명백했습니다. IPO 급증도, 옵션 투기도, 사상 최고 밸류에이션도 전부 진짜였습니다. 그래도 시점은 빗나갔습니다. 신호의 명백함과 시점의 정확함은 별개입니다. 명백한 신호일수록 "비중 조절"로 답하고 "전부 베팅"으로 답하지 않습니다.
핵심 전환은 "내 판단으로 시점을 잡는다"에서 "내가 못 맞힌다는 전제로 규칙이 대신 잡게 한다"로 바꾸는 것입니다.
3장 결론: 그랜덤은 시점을 거의 못 맞혔고, 그 약점은 그의 논제를 무너뜨리는 대신 증명합니다. 밸류에이션은 타이밍 도구가 아닙니다. 그러니 시점을 맞히려는 충동을 미리 정한 규칙(비중 한도·정기 리밸런싱)으로 묶습니다.
4. 버티는 대가: 일찍 틀려도 폐업하지 않는 법
4.1 그의 말: "투자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커리어 리스크다"
3장에서 그랜덤이 "일찍 틀리는" 사람임을 봤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일찍 틀리고도 살아남았을까요. 그 답이 그의 가장 독창적인 통찰에 있습니다.
💡 "투자 업계의 핵심 진실은, 투자 행동이 커리어 리스크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랜덤, GMO Quarterly Letter, 2012)
커리어 리스크란 "혼자 틀리면 잘린다"는 위험입니다. 펀드매니저가 군중과 다르게 행동했다가 틀리면 해고됩니다. 그러나 군중과 함께 틀리면 "다 같이 틀린 것"이라 안전합니다. 그래서 다들 비싼 것을 함께 사고, 함께 버블을 키웁니다. 그랜덤은 이것이 버블이 생기고 오래 버티는 진짜 이유라고 봤습니다. 사람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혼자 옳기보다 함께 틀리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표준적인 고객의 인내심은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약 3년이다." (그랜덤, top1000funds.com 인터뷰, 2012)
이 한 문장이 무섭습니다. 당신이 옳아도, 3년 안에 결과가 안 나오면 고객은 떠납니다. 그래서 그랜덤은 "약세장에서 시장보다 못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한 규칙으로 삼았습니다. 일찍 틀려도 살아남으려면, 틀린 기간을 버틸 인내(자기 것이든 고객 것이든)가 있어야 했습니다.
4.2 실제 사례: 닷컴, 옳았으나 자산의 3분의 1을 잃다
이 커리어 리스크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것이 닷컴 버블입니다. 그랜덤은 1998년부터 미국 기술주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빠졌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습니다.
| 항목 | 수치 |
|---|---|
| 1998~1999 핵심 국제 포트폴리오 | GMO 연 약 14.9% vs 인덱스 약 25.9% (연 약 11%p 뒤짐) |
| 언더퍼폼 지속 기간 | 약 2.5년 (1998~2000 중반) |
| 운용자산 변화 | 1998 피크에서 2001까지 약 3분의 1 감소 (확인분 기준 약 30%대. 구체 절대액은 발행 전 1차 대조) |
| 이탈 고객 | 엑손모빌, 벡텔 그룹 등 (2000년) |
| 붕괴 후 | NASDAQ 약 -80% (2002 저점). 2002년 신규 자금 약 50억 달러 유입 (연간 최고치) |
닷컴 버블, 옳음의 대가 (1998~2002). 그는 결국 옳았습니다. 그러나 옳음이 증명되기 전에 자산의 3분의 1을 잃었습니다. 일찍 틀린 기간을 버틸 자본이 없었다면, 그의 옳은 판단은 폐업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과거 성과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출처: Institutional Investor The Messenger Shoots Back
그랜덤은 결국 옳았습니다. 2000년 NASDAQ은 무너졌고, 떠났던 자금이 다시 GMO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이것입니다. 그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기까지, 그는 운용자산의 3분의 1을 잃었습니다. 만약 그에게 남은 기관 자본과 35년 된 플랫폼이 없었다면, 그는 옳음이 증명되기 전에 사라졌을 것입니다.
버티기의 직업적 대가는 닷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더 긴 시계로 보면, GMO 운용자산은 2007년 약 1,550억 달러에서 2024년 약 634억 달러로 약 -59% 줄었습니다(Wikipedia GMO LLC). 다만 이 감소를 "그가 틀려서"라는 한 줄로 읽으면 안 됩니다. 원인은 복합적입니다(오래 비싸다며 빠져 있던 방어적 포지셔닝, GMO 내부 글로벌 주식팀의 전략·인력 변화, 그리고 업계 전반의 액티브에서 패시브로의 자금 이동). 즉 이 숫자는 수익률·시점처럼 "맞고 틀림"으로 채점되는 약점이 아니라, 군중과 다르게 오래 서 있을 때 치르는 비용이 실재함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일찍 틀려 보이는 동안 자금이 빠지는 것, 그것이 바로 커리어 리스크의 실물입니다.
이것이 복제 불가능한 부분입니다. 그랜덤의 "일찍 틀려도 버티는 능력"은 그의 성격이 아니라 그의 구조에서 나왔습니다. 영구에 가까운 기관 자본, 수십 년 쌓은 평판, 일부 고객이 떠나도 남는 규모. 개인에게는 이 받침대가 없습니다. 개인이 "곧 폭락한다"며 전부 현금화했다가 2년을 틀리면, 떠날 고객도 없지만 견딜 평판도 없습니다. 그저 2년의 상승을 놓치고 자책할 뿐입니다.
4.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평판 대신 "안 쓸 돈"으로 버텨라
그랜덤의 4장을 개인의 도구로 바꾸면, "버티는 구조"를 평판이 아니라 돈의 성격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는 자본과 평판으로 버텼습니다. 개인에게는 그것이 없으니, 다른 받침대가 필요합니다.
💡 핵심: 일찍 틀려도 강제로 팔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미리 만듭니다.
1단계. 안 쓸 돈. "앞으로 몇 년간 손대지 않아도 되는 돈"만 위험자산에 넣습니다. 6개월~1년 안에 쓸 돈과 비상자금은 먼저 떼어냅니다.
2단계. 빚 없는 투자. 빌린 돈으로 투자하면 일찍 틀린 기간을 견딜 인내가 사라집니다. 그랜덤이 줄곧 경계한 것도 이것입니다. 빚을 내면 일찍 틀린 기간을 버틸 인내가 줄어듭니다.
3단계. 한 방향 금지. "곧 폭락"이든 "곧 급등"이든 전부 걸지 않습니다. 분산되어 있으면, 한쪽이 오래 틀려도 전체가 버팁니다.
⚠️ 주의: "그랜덤이 비싸다고 했으니 나도 다 팔고 기다리겠다"가 가장 위험합니다. 그는 떠나는 고객이 있어도 남는 자본으로 버텼지만, 당신이 전부 현금화하고 2년을 틀리면 받쳐줄 것이 없습니다. 그가 버틴 것은 확신이 아니라 구조였습니다. 확신만 복제하고 구조를 복제하지 못하면, 그의 일찍 틀림만 따라 하고 그의 버티기는 따라 하지 못합니다.
핵심 전환은 "확신으로 버틴다"에서 "안 쓸 돈과 분산으로 애초에 버틸 필요를 줄인다"로 바꾸는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둬야 합니다. 안 쓸 돈으로 버틴다는 것은 "강제로 팔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지, "회귀가 내 생애 안에 온다"는 보장이 아닙니다. 앞서 본 일본처럼 전고점 회복이 한 세대를 넘긴 시장도 있습니다. 안 쓸 돈은 당신을 강제 청산에서 구할 뿐, 회귀를 당신의 수명 안으로 끌어당기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안 쓸 돈으로 버티는 것의 진짜 의미는 "기다리면 반드시 보상받는다"가 아니라, "회귀가 내 수명 밖일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고, 그래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만 한 방향에 건다"입니다. 바로 그래서 한 자산·한 시점에 운명을 걸지 않는 분산이 안 쓸 돈만큼이나 중요합니다.
4장 결론: 그랜덤이 일찍 틀려도 살아남은 것은 천재성이 아니라 기관 자본과 평판이라는 받침대였습니다. 개인에게는 그 받침대도, 기관 같은 무한한 투자 수명도 없으니, 안 쓸 돈으로만 투자하고 빚을 지지 않으며 한 방향에 전부 걸지 않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안 쓸 돈은 강제 청산을 막아줄 뿐, 회귀가 내 생애 안에 온다고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5. 정직함: 그가 스스로 틀렸다고 말한 것들
5.1 그의 말: "그 4-시그마 사건은 자원이 고갈돼서 일어난 게 아니었다. 아직은."
그랜덤이 다른 비관론자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틀렸을 때 그것을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분명한 사례가 자원 예측입니다.
2011년, 그는 "이제 그만 정신 차릴 때(Time to Wake Up)"라는 보고서에서, 원자재 가격의 100년에 걸친 하락 추세가 영원히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이것을 "산업혁명 이후 가장 중요한 경제적 사건일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이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GMO, 2011). 그런데 그 후 원자재 가격은 다시 하락했습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약 50퍼센트 떨어졌습니다(Reason.com).
그리고 2016년, 그는 정정했습니다.
💡 "광물 가격의 그 4-시그마 사건은 자원이 고갈돼서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아직은." (그랜덤, GMO 분기 레터, 2016)
여기서 등장하는 "4-시그마"는 주식시장 버블의 위계(2-시그마 버블·3-시그마 슈퍼버블)와는 다른 영역인 자원(광물) 가격에 대한 그랜덤의 직접 표현입니다. 주식 버블 위계와 한 줄로 묶어 읽지 마세요.
그는 자신이 "광산 기업 CEO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속았다"고 인정했고, 2011년 자기 전망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차지하는 비중을 "약 20퍼센트 정도"로 낮춰 재평가했습니다(Mining.com). 평균회귀를 믿는 사람이, 정작 자기 자원 예측에서는 "이번엔 다르다"는 함정에 빠졌음을 스스로 고백한 것입니다.
그는 실행 능력에 대해서도 솔직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패닉 때 방향은 맞혔으나 포지션 설계가 단순해 "아무것도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자평했고, 자신은 "리서치와 판단은 뛰어나지만 실행이 때때로 중간 수준"이라고 인정했습니다(Yahoo Finance 인용).
5.2 실제 사례: 측정자는 측정을 고친다
그의 자기 정정을 한자리에 모으면, 그가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가 보입니다.
| 무엇을 | 어떻게 고쳤나 |
|---|---|
| 평균회귀 속도 | 약 7년 → 약 20년 (회귀는 일어나되 훨씬 느리게) |
| 회귀 도달 수준 | 역사적 평균 100% → 약 3분의 2 수준 |
| 이익마진 회귀 | 2012년 예측 실패를 2023년 공개 인정 (정부 재정지출이 원인) |
| 자원 슈퍼사이클 | 2011년 영원한 상승 → 2016년 틀렸다, 중국에 속았다 공개 정정 |
| 자기 실행 능력 | 판단은 강점, 실행은 때때로 중간 수준 자평 |
그랜덤이 스스로 고친 것들. 이 목록은 약점이 아니라 신뢰의 근거입니다. 데이터가 어긋날 때 자기를 고치는 것이 측정자의 표식입니다. 출처: GMO 보고서·백서·Mining.com·Yahoo Finance
여기서 이 글의 마지막 통찰이 나옵니다. "맨날 틀리는 비관론자"라는 비판과 "틀리면 고치는 정직한 측정자"라는 평가는 모순이 아닙니다. 둘 다 사실입니다. 그리고 후자가 전자를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듭니다.
💡 핵심: 같은 "빗나간 예측"이라도, 예언자의 것과 측정자의 것은 다릅니다.
예언자: 틀려도 예언을 바꾸지 않습니다. 다음에도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자기 권위가 예측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측정자: 데이터가 어긋나면 측정을 고칩니다. 7년이 안 맞으면 20년으로 바꾸고, 자원 예측이 틀리면 공개 정정합니다.
그랜덤은 측정자입니다. 그래서 그의 빗나간 콜을 보고 "예언이 틀렸다"가 아니라 "측정의 시간표가 빗나갔다"로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가 자기를 고치는 방식이, 우리가 복제할 마지막 규율입니다.
5.3 당신이라면 이렇게 적용하라: 틀렸을 때 입장이 아니라 증거를 바꿔라
그랜덤의 5장을 개인의 도구로 바꾸면, "틀렸을 때 자기를 고치는 습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틀렸을 때 입장을 더 강하게 고수합니다. 손실을 인정하기 싫어서입니다. 그랜덤은 반대로 했습니다.
💡 핵심: 판단이 빗나갔을 때, 입장을 지키지 말고 가정을 고칩니다.
1단계. 미리 적어두기. 어떤 자산에 베팅하기 전에 "내가 틀렸다면 무엇 때문일까"를 적어둡니다. 그 조건이 나타나면 인정합니다.
2단계. 시점과 방향 구분. "방향이 틀렸나, 시점이 틀렸나"를 나눠 봅니다. 시점만 빗나간 것이면 가정은 유지하되 비중을 조절하고, 방향이 틀린 것이면 가정 자체를 고칩니다.
3단계. 정정 기록. 틀렸던 것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그랜덤이 자원 예측을 공개 정정했듯, 기록은 다음 판단을 정직하게 만듭니다.
⚠️ 주의: "결국 옳다"는 그랜덤이 평균회귀에서 옳았던 근거이자, 자원 예측에서 틀렸던 함정입니다. "결국 옳다"는 믿음은 자기를 고치지 않는 핑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랜덤조차 "이번엔 다르다"의 함정에 빠졌습니다. 그러니 "결국 옳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수록, 반증조건을 더 분명히 적어둡니다. 결국 옳은 것과, 자기를 안 고치는 것은 다릅니다.
핵심 전환은 "내 판단을 지킨다"에서 "데이터가 어긋나면 판단을 고친다"로 바꾸는 것입니다.
5장 결론: 그랜덤은 틀렸을 때 자기를 고친 측정자였습니다. 평균회귀 속도도, 자원 예측도, 자기 실행 능력도 공개 정정했습니다. 그것이 그를 단순한 비관론자가 아니게 만듭니다. 우리가 가져갈 마지막 규율은 그의 예측이 아니라, 틀렸을 때 입장이 아니라 증거를 바꾸는 정직함입니다.
결론: 측정은 가져가되, 예언은 두고 간다
다섯 개의 장을 지나왔습니다. 이제 정리합니다.
💡 핵심: 그의 예언이 아니라 그의 측정과 정직함을 규율로 가져갑니다. 앞서 말한 세 행동(아래 1·2·4)에 시점 규율(3장)과 자기 정정(5장)을 더한 것이 이 다섯 규율입니다.
-
비싼 자산은 미래 수익이 낮다. "곧 떨어진다"가 아니라 "미래 수익이 낮다"로 읽고, 비중을 낮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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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은 가격이 아니라 행동으로 끝물을 읽습니다. 단 행동 신호는 "다 팔아라"가 아니라 "위험을 더하지 마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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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은 못 맞힙니다. 평생 연구한 그도 못 맞혔습니다. 시점 충동을 미리 정한 규칙(비중 한도·정기 리밸런싱)으로 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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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틀려도 버틸 구조를 만듭니다. 평판이 없으니 안 쓸 돈으로만 투자하고, 빚을 지지 않으며, 한 방향에 전부 걸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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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을 때 입장이 아니라 증거를 바꿉니다. 반증조건을 미리 적고, 정정을 기록합니다.
보상에 대한 정직한 한 줄: 이 다섯 규율의 보상은 "더 높은 수익"이 아닙니다. 큰 실수를 피하고, 일찍 틀려도 무너지지 않는 능력입니다. 그랜덤도 이 규율로 시장을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 그가 한 것 | 복제 가능한가 | 우리의 버전 |
|---|---|---|
| 2-시그마 버블 측정 | 부분 (정확한 모델은 불가) | P/E·CAPE로 지금 비싼가만 점검 |
| 평균회귀 신뢰 | 가능 (방향) | 비싼 것 비중 낮추기, 시점 베팅 안 하기 |
| 광기의 행동 식별 | 가능 (단 시점 우위는 없다. 위험 안 더하기 수준) | 이번엔 다르다·빚투 급증이 보이면 위험 안 더하기 |
| 일찍 틀려도 버티기 | 불가 (35년 플랫폼·기관 자본·평판) | 안 쓸 돈·무차입·분산으로 대체 |
| 사실상 무한한 투자 수명 | 불가 (기관 자본은 세대를 넘김) | 결국이 내 생애 밖일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한 자산·한 시점에 운명을 안 걸기 |
| 빗나간 시점 콜 | 따라 하지 않음 | 시점을 맞히려는 시도 자체를 규칙으로 차단 |
| 틀렸을 때 자기 정정 | 가능 | 반증조건 기록·시점과 방향 구분 |
그랜덤 종합 (복제 가능 vs 복제 불가). 복제 대상은 그의 수익률도 예언일도 아니라, 측정에서 나온 규율과 틀렸을 때 고치는 정직함입니다. 분산·무차입은 그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아는 공유 자산입니다. 그랜덤이 더한 진짜 고유 기여는 둘입니다. ① 광기의 행동 신호로 과열을 읽는 눈, ② 커리어 리스크라는 렌즈로 왜 다 같이 비싸게 사서 버블을 키우는가를 설명한 통찰.
마지막으로 이 글의 논제를 한 문장으로 닫겠습니다. 그랜덤은 예언자가 아니라 측정자였습니다. 그는 "비싼 것은 결국 추세선으로 돌아온다"를 정확히 측정했고, "그것이 언제인지"는 거의 매번 틀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빗나감이, "밸류에이션은 타이밍 도구가 아니다"라는 그 자신의 명제를 가장 강하게 증명합니다. 측정의 천재조차 시점을 못 맞혔다면, 우리가 시점을 맞히려는 것은 도박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의 측정(비싼 것은 미래 수익이 낮다)을 가져가고, 그의 예언(언제 터진다)은 두고 갑니다. 그가 일찍 틀려도 버틴 받침대(35년 플랫폼과 평판)는 우리에게 없으니, 우리는 안 쓸 돈과 분산으로 버팁니다. 따라 할 것은 그가 본 미래가 아니라, 미래를 못 본다는 것을 알고도 무너지지 않는 규율입니다.
이 글은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특정 자산군이나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그랜덤이 무엇을 주장하고 어떻게 운용했는지를 소개할 뿐이며,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언급된 과거 성과와 예측은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어록: 확인된 것과 미확인된 것
그랜덤의 어록은 인용 사이트에 널리 퍼져 있으나 출처가 불분명한 것이 많습니다. 1차 또는 신뢰도 높은 출처로 확인된 것과, 널리 유통되나 원문 미확인인 것을 분리해 신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드러내겠습니다.
출처가 확인된 어록 (GMO 1차)
"당신이 결코 바꿀 수 없는 단 하나의 현실은, 더 비싼 자산이 더 싼 자산보다 더 낮은 수익을 낳는다는 것이다." (GMO "Waiting for the Last Dance", 2021)
"고평가는 버블이 터지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동상, 2021)
"시장은 터널 끝의 빛을 볼 때 돌아서지 않는다. 모든 것이 캄캄할 때, 다만 어제보다 약간 덜 캄캄할 때 돌아선다." (GMO "Reinvesting When Terrified", 2009)
"분별 있는 가치 투자자는 버블에서 언제나 너무 일찍 팔고, 폭락장에서 너무 일찍 산다." (동상, 2009)
"투자 업계의 핵심 진실은, 투자 행동이 커리어 리스크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GMO Quarterly Letter, 2012)
"당신은 결코 최저점을 잡지 못한다." (GMO "Reinvesting When Terrified", 2009)
⚠️ 주의: 아래 어록들은 인용 사이트(AZQuotes 등)에 그랜덤의 말로 널리 퍼져 있으나, 정확한 발행 출처·날짜를 직접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한 말일 가능성이 높지만, 신화는 이런 미확인 인용이 반복되며 만들어집니다.
"위험을 감수해서 보상받는 것이 아니라, 싼 자산을 사서 보상받는다." (CNN Money 2008 인터뷰로 표기되나 원문 URL 미확인)
"이익마진은 아마도 금융에서 가장 평균회귀 성향이 강한 시계열일 것이다." (Barron's 최초 인용으로 알려지나 정확한 발행일·URL 미확인. 본문에서는 이 한계를 표기해 사용)
"주식이 매력적인데 사지 않으면, 당신은 바보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바보다." (AZQuotes에 출처 미기재)
"운이 좋은 것이 실력보다 낫다. 물론 둘 다를 바라는 것이 마땅하지만." (BusinessInsider 2014로 표기되나 URL 미확인)
평균회귀는 "곧 떨어진다"(타이밍, 못 맞힘)가 아니라 "미래 수익이 낮다"(방향, 실증됨)는 신호입니다. 비중으로 답합니다.
버블은 가격이 식별하고 행동이 끝물을 알립니다. 어느 쪽도 "다 팔아라"가 아니라 "위험을 더하지 마라"입니다.
평생 연구한 그도 시점은 못 맞혔습니다. 시점 충동은 미리 정한 규칙으로 묶고, 안 쓸 돈으로 버팁니다.
거장의 진짜 표식은 적중이 아니라 정정입니다. 틀렸을 때 입장이 아니라 증거를 바꿉니다.